국제유가(텍사스산 중질유 기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서는 사상 유례없는 고공비행을 하는 바람에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국내 항공사들이 서둘러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엎친데 덥친 격으로 알 카테다의 테러 경고까지 겹쳐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자금조달을 서두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2005년 2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차환용 자금 4000억원중 2000억원을 최근에 마련, 예치했다.
대한항공이 회사채 만기를 무려 4개월이나 앞두고 자금을 사전에 마련한 것은 국제 유가가 연초 예상과 달리 배럴당 50달러를 넘어 60달러까지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미래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보수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콜금리 인하 이후 회사채 발행이 활기를 띠고 있는 등 발행시장 여건이 좋은 점도 있지만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회사채 발행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은 현재 BBB+이다.
신용등급이 BB+인 아시아나항공은 올 연말까지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는 84억원에 불과하지만 올 상반기 연 6.80%∼11.75%의 금리로 2200억원의 단기 차입금을 빌려 쓴 상태다.
대한항공이 올 상반기 연 3.41%∼6.58%의 금리로 2137억원을 단기 차입한 것을 감안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이자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올 상반기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1531억원에 불과해 국내외 환경이 나빠질 경우 추가 차입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금리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등 외부 환경요인이 더욱 악화될 경우 국내 항공사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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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cho@fnnews.com 조영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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