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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양구 동성제약 사장]“세계첫 ‘60초 염모제’ 돌풍”



“이러다가 염색약만 개발한다는 편견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스럽네요”

최근 기자와 만난 동성제약 이양구 사장(44·사진)은 인터뷰를 시작하자 마자 예상치 못한 근심부터 털어놓았다.

일명 ‘60초 염모제’를 세계 최로로 개발하는 등 염모제 전문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한 탓에 혹시 제약기업이라는 이미지에 흠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우에서 나온 말이다.

그러나 동성제약이 염모제에 있어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배탈·설사치료제인 ‘정로환’으로도 유명하지만, 동성제약의 염모제 개발 기술은 이미 세계 시장이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개발한 ‘오마샤리프60 칼라크림’은 말 그대로 60초만에 염색이 끝나는 세계 최초의 초고속 염모제다.

기존 염모제들이 7∼8분 걸렸던 점을 감안하면 새치머리 등으로 고민하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안성마춤의 제품인 셈이다.

또 천연 허브추출물을 함유해 두피 및 모근의 혈행불량, 두피의 거칠음 등 탈모의 원인이 되는 요소를 차단하고 오염된 모발의 모근을 청결하고 튼튼하게 보강해 주는 게 특징이다. 초고속 염모제여서 두피와 접촉을 최소화하면서도 자연스런 색상을 오래 유지하는 장점도 지녔다. 기존 염모제의 암모니아 냄새도 없앴다.

그 덕분에 이 제품은 지난해 9월 미국시장 진출 이후 불과 6개월여만에 30여만개가 팔려나가는 성과를 거두었다. 국내 시장엔 다음달 선보인다.

“오마샤리프60 칼라크림은 ‘빠르고, 편리하고, 안전하고, 오래가는 염모제’라는 컨셉트를 내세우고 있지요. 조만간 중남미, 중동, 동남아시아 지역에도 수출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사장은 “이왕 나선 김에 세계 염모제 시장을 한국제품으로 물들이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여기서 얻어진 성과물을 우수 의약품 개발 및 도입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장의 목표는 동성제약이 염모제뿐 아니라, 의약품 시장의 다양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구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예컨대 그는 “현재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등에서 시판되고 있는 위장장애 없는 관절염 신약 ‘아살릭스’를 독일에서 들여와 내년초 국내에 선보이는 등 처방약 비중을 크게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모두 4종의 처방약을 런칭하기로 마음먹은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중에는 상반기 출시예정인 미국산 당뇨병치료 신약이 포함돼 있다.

이사장은 “의약분업이 되면서 병·의원 시장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한 양상”이라며 “염모제의 탄탄한 기술력을 신약개발 및 우수의약품 개발의 동력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창업주 이선규 회장의 뜻을 받들어 올해로 11년째를 맞고 있는 동성장학사업 등 사회환원운동도 꾸준히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호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