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철물점이 자취를 감추면서 공구, 페인트, 포장박스 등 철물점 주요 품목들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구로공구상가, 시흥산업용재 유통상가 등 대표적인 산업용품 판매상들도 건설경기 침체로 매출이 줄자 온라인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옥션은 최근 산업용품 카테고리의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올해 7월 말 현재 판매량이 약 70만개로 지난해 동기 37만개에 비해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산업용품 카테고리 중 가장 판매량이 많은 제품은 박스, 테이프, 에어캡 등 각종 포장용품. 온라인 쇼핑의 활성화로 택배량이 급증하면서 포장용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판매량 2위는 공구류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옥션에서 판매된 공구류 제품은 총 15만개에 이른다. 이외에 복사기, 팩스, 제본기, 금고 등 사무용기기도 7월 말 현재 약 12만개가 팔려 나갔으며 DIY(Do it yourself) 열풍의 대표 상품인 페인트도 3만여개가 판매됐다.
온라인에서 판매될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려운 공업용 제품, 식당 등 업소용 제품들도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올 7월 말까지 용접장비 4500대, 모터 및 펌프 4000대, 예초기 및 제초기 2000대, 콤프레서 1000대가 판매됐으며 업소용 냉장고 및 식기세척기, 삼각김밥기계, 횟집용 수족관 등 업소용 설비도 7000대 이상 판매됐다.
옥션에서 ‘만물창고’라는 이름으로 중고 설비를 판매하고 있는 배정훈씨(53)는 “업소용 설비는 주로 폐업하는 사람들이 중고 설비를 처분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신제품을 구매할 여력이 없는 창업자들이 온라인에서 중고품을 구매하면서 거래가 형성된다”고 밝혔다.
서울 금천구 시흥유통상가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옥션 판매자 김시종 사장(52)은 “건설경기도 침체되고 제조업체들도 중국으로 옮겨가면서 오프라인 매장들은 매출이 많게는 절반 이상 줄었다”며 “온라인 매출로 떨어진 매출을 보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사장은 “동네 철물점은 아예 사라져서 물건을 떼러 오는 곳도 없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변 상가 주인들도 온라인 매장을 운영하려고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수동공구를 제조하고 있는 세신 버팔로 서울 영업소 백용성 소장은 “산업용품의 경우 아직은 온라인 유통이 매출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점차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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