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인도 어렵다는 홀인원을 맹인이 할 수 있을까.
정답은 ‘할 수 있다’이다. 지난해 8월 19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레히턴의 마호닝밸리CC 4번홀(파3·144야드)에서 쉴라 드러먼드라는 맹인 여성 골퍼가 홀인원을 기록했다. 미국맹인골프엽합회에 따르면 여성 맹인이 홀인원을 기록한 것은 드러먼드가 처음이다. 골프 매거진 2월호에 따르면 드러먼드의 홀인원은 오히려 흔한 기록에 불과하다.
홀인원 보험 판매사인 US홀인원의 최고경영자(CEO) 그렉 에스터하이는 아마추어 골퍼가 홀인원을 기록할 확률은 1만2500분의 1이라고 말한다. 이는 물론 신체의 정상적 컨디션을 전제로 했을 때다. 홀인원은 그만큼 운칠기삼이 작용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 경우는 어떨까. 지난해 4월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치코의 바드웰 파크 4번홀(파3·100야드)에서 엘지 맥린이라는 여성 골퍼가 홀인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드라이버 티샷으로 행운을 잡은 그녀의 나이가 자그마치 102세라는 사실이다. 이 홀인원으로 맥린은 해럴드 스타인이 보유하고 있던 세계 최고령 홀인원 기록을 1년 경신했다.
더 기막힌 홀인원 기록도 있다. 14세의 크리스토퍼 몰리라는 소년은 지난해 10월 21일 플로리다주 보니타스프링스 소재의 셰도스 프리저브GC에서 1라운드 동안 4개의 파3홀 중 3개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이 골프장 4번홀(155야드), 6번홀(136야드), 그리고 12번홀(103야드)에서 기록한 몰리의 1라운드 세 차례 홀인원은 물론 골프 역사상 전대미문의 일이다. 에스터하이는 몰리와 같은 홀인원을 기록할 확률은 “4888억분의 1”이라고 했다. 한 마디로 불가능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경악할 일은 몰리의 경우가 끝이 아니다. 재클린 가뉴라는 미국인 여성 골퍼가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7개월간 무려 16차례의 홀인원을 기록한 것. 1주일에 한 번 꼴로 라운드를 하는 애버리지 골퍼가 한 달에 잡을 법한 버디 수 이상인 2.3개의 홀인원을 매월 기록한 셈이다.
그녀는 언론이 의문을 제기하자 반론을 위해 홍보 전문가까지 고용했다고 골프 매거진은 전했다. 그렇다면 가뉴의 기록이 나올 확률은 어느 정도일까. 에스터하이는 1.64십간(164 뒤로 0이 34개 붙는 수)이라며 카드에서 로열 플러시가 연속해서 여섯 차례 나올 확률이 더 높다고 말했다.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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