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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가 말하는 영화속 범죄] ‘추격자’ 엄중호 징역 7년



영화 ‘추격자’의 주인공 엄중호를 현행법으로 처벌한다면 형량은 어느 정도 될까.

검찰 전자신문 뉴스프로스에 ‘미디어속 법률’ 코너를 연재해 온 김진숙(사시 32회) 대검찰청 부공보관은 3월호에 영화 ‘추격자’와 관련한 법률정보를 실었다.

극중 전직 경찰관인 엄중호는 12명의 안마시술소 여성 등을 살해한 지영민의 유죄 입증역을 맡았다.

그러나 엄중호는 지영민을 체포하기 전 자신부터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19조 제2항 위반으로 처벌받는다.

형량은 자그마치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고 범죄 수입은 전액 몰수되거나 추징된다.

또 엄중호는 지영민을 체포하면서 얼굴 등을 마구 때려 상처를 입힌다. 물론 일반인도 현행범이나 준현행범의 경우 현장에서 체포, 경찰이나 검사에게 신병을 인도할 수 있다.

그러나 적정한 한계를 벗어나는 행위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고 극중 엄중호의 경우 지영민을 지나치게 폭행한 것으로 판단,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김 검사는 지적했다.

김 검사는 이와 함께 극중에서 지영민을 폭행하는 장면을 모른 체하고 있는 경찰관들 역시 폭행을 제지해야 할 직무를 유기한 것이어서 형법 제 122조의 직무유기죄에 해당,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검사는 또 지영민을 폭행해 자백을 받으려는 장면에 대해 “‘자백이 증거의 왕’이라는 사고방식 때문인데 역사의 유물로 팽개쳐야 할 것”이라며 “그런 사고방식이 흔히 고문 등 범인에 대한 가혹행위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검사는 수사를 방해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엄중호라고 지적한다.

김 검사는 “엄중호가 경찰에 제대로 신고를 해 사체를 찾는 데 대규모 경찰력이 동원됐거나 열쇠를 다량 복사해 다수의 인원으로 열쇠들이 부근 주택에 맞는지 여부를 확인, 또는 지영민의 휴대통화 내역을 근거로 수사 범위를 좁혔다면 거주지를 자백하라며 지영민을 구타하는 월권을 저지를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hong@fnnews.com홍석희기자

■사진설명=안마시술소 여성 등 12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과의 쫓고 쫓기는 내용을 다룬 영화 ‘추격자’의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