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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지 서양미술거장전


■17-18세기 서양미술거장展

‘빛의 마술사’로 불리는 렘브란트(1606∼1669)를 비롯한 푸랑수아 부셰(1703∼1770), 소 피터르 브뤼헐(1564∼1638), 페터르 파울 루벤스(1577∼1640), 안토니 반다이크(1599∼1641), 위베르 로베르(1733∼1808),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1617∼1682) 등 17∼18세기 서양미술 거장들의 그림들이 한국에 온다.

오는 7일부터 내년 2월 26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서양미술거장展-렘브란트를 만나다’에서 거장들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번에 한국나들이를 한 작품들은 SBS와 전시를 공동 주최하는 러시아 국립푸시킨미술관이 소장한 바로크와 로코코 시대의 회화들이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네덜란드의 대표적 화가이자 바로크 미술의 거장인 렘브란트다. ‘나이 든 여인의 초상’(74×63㎝)은 빛과 어둠의 극명한 대조를 통해 등장인물의 내면과 인생을 들여다볼 수 있는 수작으로 꼽힌다. 특히 투명하고 여러 방향으로 뻗은 짧은 터치로 옅은 붉은색, 옅은 노란색, 가벼운 갈색, 비교적 두터운 흰색을 바탕층에 덧칠하여 명암을 만들고, 얼굴 표면을 따라 빛이 흐르게 한 렘브란트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에칭의 역사를 새로 쓴 화가라는 평을 듣는 렘브란트의 에칭 판화들이 특별전 형식으로 꾸며진다. 그는 흑백의 명암이 뚜렷한 에칭을 통해 복잡한 인간 내면의 삶과 무한한 예술적 가능성을 신비롭게 펼쳐낸다. 동명의 유화 작품과 구성은 같지만 빛과 그림자로 상징되는 흑백의 묘미가 잘 드러나는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 고대 여신을 인간적으로 표현한 ‘목욕하는 디아나’, 초기 에칭 작품인 ‘나사로의 부활’, 드로잉 솜씨가 묻어나는 ‘동양적인 두건을 쓴 렘브란트의 어머니’, 자화상인 ‘헝클어진 머리의 렘브란트’ 등 에칭 판화 26점이 선보인다.

이와 함께 17∼18세기의 플랑드르, 네덜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지역 거장의 작품 50점이 전시된다. 플랑드르 화파의 작품으로는 미술 교과서에 등장하는 소 피터르 브뤼헐의 ‘겨울:스케이트 타기’, 페터르 파울 루벤스의 ‘성 도미니크에게 묵주를 주는 마리아’, 안토니 반다이크의 ‘도비니 부인과 포틀랜드 백작 부인’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끈다.

네덜란드 화가 얀 보트의 ‘이탈리아 풍경’과 빌럼 판 알스트의 ‘장미와 복숭아’, 이탈리아 화가 조반니 파올로 파니니의 ‘로마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성당의 내부’와 프란체스코 과르디의 ‘베네치아에 있는 안마당’, 프랑스 화가 니콜라 푸생의 ‘사티로스와 요정’과 푸랑수아 부셰의 ‘헤라클레스와 옴팔레’, 스페인 화가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의 ‘과일 파는 소녀’와 프란시스코 데 수르바란의 ‘성모자’ 등도 만날 수 있다.


전시장에는 고화질(HD) 다큐멘터리가 설치돼 관람객들은 작품의 숨의 매력과 잔잔한 향기를 맛볼 수 있다. 또 어린이 아틀리에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가족이 함께 예술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어린이를 위한 도슨트프로그램과 오디오 서비스도 제공된다.

미술평론가 이주헌씨는 “렘브란트의 유화가 1점 밖에 없는 게 아쉽긴 하지만, 그의 에칭은 일반 에칭과 달리 활달하고 자유로운 필치를 느낄 수 있는 뛰어난 작품으로 렘브란트의 예술세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장료는 7000∼1만2000원. (02)2113-3400

/noja@fnnews.com노정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