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설명>
■식쌍성=우주엔 두 개의 별로 구성된 쌍성이 있다. 이는 지구에서 관측하면 마치 하나의 별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 별이 다른 별에 가리면 식(蝕)현상이 일어나 밝기가 변한다. 이를 ‘식쌍성’이라 한다.
<사진은 정과부 화상>
영화 ‘스타워즈’를 보면 주인공인 루크 스카이워커가 고향 행성인 ‘타투인’에서 두 개의 태양이 동시에 지는 장면이 나온다. 이런 현상이 실제로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알아냈다.
한국천문연구원 이재우, 김승리 박사와 충북대 김천휘 교수팀은 두 개의 별로 이뤄진 쌍성 주위를 공전하는 외계행성계를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연구성과는 ‘미국 천문학회지’ 2월호에 게재됐다.
현대 천문학의 주요한 이슈 중의 하나인 외계행성은 그동안 다양한 탐색방법에 의해 지금까지 약 330개가 발견됐다.
연구진이 이번에 발견한 외계행성은 처녀자리 방향으로 약 500광년 떨어진 곳에서 위치한 식쌍성 ‘HW Vir’에속한 외계행성계로, 두 별의 질량 중심 주위를 각각 9.1년과 15.8년의 주기로 공전하고 있다. 행성들의 질량은 각각 목성의 8.5배와 19.2배며 표면온도는 각각 -3도와 -43도로 추정된다.
이 두개의 외계행성은 쌍성 주위에서 생성된 후 격력한 진화과정속에 살아남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특히 ‘식쌍성의 극심시각 분석’ 이라는 방법으로 쌍성 주위를 궤도운동하는 천체의 광시간 효과를 계산해 발견한 것이 특징이다. 이 방법은 지금까지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아직 이 방법으로 외계행성을 발견한 연구자는 없었다.
또 이번 연구결과는 두개의 별로 이루어진 쌍성에서도 홑별(single star)에서와 같이 행성이 생성되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관측적 증거도 제시했다.
이는 행성의 기원과 진화 연구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
이 박사는 “앞으로 한국천문연구원에 2m급 탐색전용 망원경이 들어서면 지구형 외계행성 찾기 연구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지난 2000년부터 9년여간 소백산천문대와 충북대 망원경을 이용해 관측한 영상을 분석해 이같은 성과를 일궈냈다./economist@fnnews.com이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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