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용 충청북도 교육감이 모교에 교육예산 62억여원을 부당 지원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13일 ‘교육과학기술부 특별교부금 운용실태’ 추가 감사결과를 공개하고 “충북교육청이 지원요건이 되지 않거나 시급하지 않은 사업 등에 2007년 이후 82억9800만원의 예산을 지원했고, 이 가운데 이 교육감 모교인 청주고등학교에 62억7100만원을 집중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 교육감은 2007년 5월 청주고에 기숙사가 있는데도 ‘청주고 기숙사 신축사업’을 특별교부금 지원 우선순위 1번으로 신청하도록 충북교육청에 지시해 12억6000만원을 교부받았다. 청주고는 2004년 기존 교사시설을 리모델링해 기숙사를 운영중이었으며 2007년 4월말 현재 충북교육청 관내에 기숙사가 없는 고등학교는 46개에 달했다.
이 교육감은 또 2007년 11월 8일 ‘학교단위 총괄 교육환경 개선 시범사업’ 대상으로 ‘청주고 본관교사 리모델링 사업’을 신청하도록 지시해 같은해 12월 20일 19억원을 교부받았다.
이 교육감은 당시 14대 충북교육감 선거에 입후보해 지방자치법상 2007년11월6∼12월3일까지 교육감 직무를 수행할 수 없었던 기간이었음에도 청주고를 시범사업 대상학교로 신청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육감의 지시에 충북교육청은 교육환경 개선 시범 사업 기준에 부합하는 다른 고등학교에 대한 지원검토를 하지 않은채 청주고를 시범사업 대상학교로 신청했다는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이 교육감의 모교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08년 3월에는 청주고 교장의 부탁을 받고 본관교사 리모델링 사업을 위한 특별교부금 19억원 외에 충청북도교육비 특별회계에서 10억9700만원을 추가로 지원했다.
이와함께 충북교육청은 지난 1976년 건축해 내구연한 45년이 지나지 않은 청주고 강당을 개축하기 위해선 ‘교육청 재난위험시설심의위원회’의 결정이 있어야 했다.
하지만 이 교육감 지시에 따라 청주고 강당을 개축해 강당과 급식소를 복합화하는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심의 없이 청주고 강당 개축비로 20억1400만원을 교육비 특별회계 예산에 반영했다.
특히, 충북교육청은 학교강당이 개축기준에 미달하는데도 개축기준에 적합한 것처럼 심의자료를 허위로 작성한 뒤 심의위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불요불급한 사업을 특별교부금 대상으로 신청해 교부받는 일이 없도록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이 교육감에게 주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sykim@fnnews.com김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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