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일배(三步一拜: 세 걸음을 걷고 한번 절하며 전진하는 불교 수행법) 행진은 불법행위가 아니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27일 지난 2005년 삼보일배 행진을 한 혐의(도로교통법위반 등)로 기소된 건설산업연맹 위원장 남모씨(59) 등 7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삼보일배 행진 자체가 타인에게 혐오감을 주거나 폭력성을 내포한 행위라 볼 수 없고, 시위주최자나 참가자들이 시위방법의 하나로 삼보일배 행진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또 “참가단체 등이 신고한 내용과 실제 집회·시위가 다소 달라졌다 하더라도, 삼보일배 행진이라는 시위 방법 자체에 있어서는 그 장소, 태양, 내용, 방법과 결과 등에 비추어 시위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합리적인 범위에서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경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법원은 “경찰이 행진을 저지하지 전까지 이 사건 시위가 어떠한 폭력성도 보이지 않았다”며 “원심 판단에는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남씨 등은 지난 2005년 5월 서울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부터 인근 국제협력단 건물 앞까지 1시간여를 울산건설플랜트 노조원 600여명과 함께 2개 차로를 점거하고 삼보일배 행진을 벌여 도로교통법 및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남씨 등에 대해 ‘미신고집회에 해당하고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정당행위가 아니다’며 벌금 50만원을 선고했으나, 지난해 7월 대법원은 “신고범위를 일탈했을 뿐 미신고 집회로 보기엔 증거가 부족하다”며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이후 파기환송후 항소심 재판부는 대법원의 판결 취지대로 집시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벌금 20만원을 선고했으나, 이날 대법원은 또다시 도로교통법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취지를 선고하고 파기환송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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