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직장생활을 한 외국인이 사고로 숨졌다면 본국 수입 수준을 기준으로 배상액을 결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부(재판장 한범수 부장판사)는 한국에서 국제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미국인 E씨의 여동생이 삼성화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8억6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미혼인 E씨가 한국에 정착하려 했다는 사정이 보이지 않고 부모와 친척이 모두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근무기간이 끝난 뒤 생활근거지인 미국으로 돌아가려 했을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계약 종료 다음날부터 돈을 벌 수 있는 연한까지 만약 사고가 없었으면 E씨가 미국에서 얻었을 것으로 보이는 소득을 기초로 그가 평생 벌 수 있는 수입을 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E씨는 미국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서울의 한 국제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던 중 2007년 12월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신호를 위반한 마을버스와 충돌, 그 자리에서 숨졌다.
E씨 여동생은 마을버스 보험사인 삼성화재가 ‘E씨가 계약 종류 후 미국으로 돌아가려 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당시 한국 임금 또는 도시일용노동자 소득을 기초로 배상액을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9억9000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1심은 9억7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yjjoe@fnnews.com조윤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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