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기관별 다른 통신기술방식이 적용되는 국가 재난안전 무선통신망사업과 관련, 효율적인 지휘통신체계 구축을 위해선 무선통신 기술방식간 연동성 확보와 기술표준 제정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 국회 입법조사처(처장 심지연)가 발간한 관련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독점, 경제성 등 다양한 문제점에 봉착한 단일기술방식의 재난망을 구축하기보다는 무선통신망 기술방식간 연동을 통해 재난 시에 효과적인 지휘통신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단일기술방식의 폐해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상호 연동을 위한 기술표준을 제정하고, 해당 표준에 근거한 무선통신 기술방식 간 연동을 가능하게 한다면 소요 예산을 절감하고 독점문제도 비껴가는 최적의 재난망이 구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주요 통신기술방식을 각각 사용하는 국가기관 ‘지방경찰청(디지털TRS TETRA), 해양경찰청(디지털TRS iDEN), 공군(WiBro)’에 대한 현장조사를 통해 현단계 재난망사업을 점검한 결과, 해당기관 대부분이 음성기반의 무전기능(그룹통화와 개별통화)과 전화접속통화 등 일부 핵심 기능만 사용하고 주요 기능을 제외한 재난관련 특화기능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고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TETRA기술방식은 개방형 유럽표준으로 이기종 장비 간 연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알려졌으나 현장조사 결과 게이트웨이(Gateway)를 통한 음성기능 연동만 가능한 상태로 이는 동일한 기술방식이 아니어도 가능한 것으로 단일 기술방식(TETRA) 선정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재난망 이용기관에서 인식하고 있는 재난의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정작 긴급한 재난 상황에서는 재난망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면서 “통합망 사업에 포함됐던 일부 기관에서 자가망의 타인통신매개가 발견되는 등 법·제도적 개선사항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통합적인 무선통신망이 없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됐던 것이 재난망의 전신인 소방방재청의 통합지휘무선통신망(이하 통합망) 사업이다.
통합망은 시범사업 및 1차 확장사업을 거치면서 서울, 경기와 5대 광역시가 TETRA기반의 디지털TRS망이 일부 구축됐으나 특정업체의 사업독점과 사업비가 급증하는 문제점을 야기해왔다.
결국 통합망 사업은 당초 독점에 따른 문제점 등을 고려해 개방형 표준방식인 TETRA 기술로 진행됐으나 도입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중단되고 말았다.
이와 관련, 입법조사처 배성훈 문화방송통신팀 입법조사관은 “재난망 구축사업은 더 이상 지연되어서는 안 될 국책사업이지만 한 가지 통신기술방식을 도입해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통합망 사업 중단을 야기했던 시행착오를 되풀이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haeneni@fnnews.com정인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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