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품 공급 대가로 리베이트를 주고 받는 의사 및 제약회사 관계자 등을 모두 처벌하는 이른바 '쌍벌제' 시행 이후 첫 구속사례가 나왔다. 쌍벌제는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됐다.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반장 서울중앙지검 김창 형사2부장)은 22일 쌍벌제 시행 이후 리베이트 수수 사실이 확인된 의사 2명, 약사 1명과 이에 관여한 도매상 직원 및 제약업체 대표 등 모두 11명을 구속, 또는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전담수사반은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의사 김모씨(37)와 S의료법인 이사장 조모씨(57), 이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약품 도매상 S사 대표 조모씨(56)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
전담 수사반은 또 38억원대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중견 제약업체 K사 대표이사 이모씨(58)와 '시장조사'라는 수법으로 수백명의 의사에게 거액의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모 시장조사업체 대표이사 최모씨(57)를 불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약사법 위반 공범 혐의가 적용됐다.
전담수사반에 따르면 S사 대표 조씨는 지난 2009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전국 30개 병·의원, 약국에 선급금 등 명목으로 각각 11억8000만원을 리베이트로 제공한 혐의다.
의사 김씨와 의료법인 이사장 조씨는 각각의 직위를 이용, 납품업체를 변경하는 수법으로 리베이트 2억원과 1억5000만원을 선급금 명목으로 받은 혐의다.
제약업체 K사 대표 이씨는 지난 2009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전국 병·의원, 약국에 모두 38억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대표 최씨는 K사가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데 '시장조사'라는 탈법적 방법으로 의사 212명에게 설문조사 대가 명목으로 건당 5만원씩 모두 9억8000만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다.
수사 결과 쌍벌제 시행 이후에도 납품업체 변경 과정에서 억대 리베이트 선급금이 교부되고 매월 납품액의 13∼25%에 해당하는 금품이 일부 병·의원, 약국에 리베이트로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담 수사반은 전했다.
김창 부장검사는 "검찰은 이번 수사 결과가 국민의 의료비 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수사 결과를 보건복지부 등 관련 기관에 통보, 리베이트 사실이 확인된 의약품의 약가 인하, 부당 지급된 요양급여 환수, 리베이트 수수의료인에 대한 행정처분 조치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fnchoisw@fnnews.com최순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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