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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가는 곳 묻기만 해도 호객행위”

길에서 주점 관계자가 명함을 주면서 '가시는 데 있어요?'라고 묻는 것도 호객행위로 봐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 김도균 판사는 모 유흥주점 업주 A씨가 서울 강동구청장을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웨이터 B씨가 고용한 청소년이 길에서 여성들에게 B씨의 명함을 나눠주며 '어디 가세요? 가시는 데 있어요?'라고 말하다 단속에 걸려 자신이 과징금 780만원(영업정지 15일) 부과 처분을 받자 "청소년의 행위는 종업원 개인에 대한 홍보에 불과하다"고 주장, 소송을 냈다.


현행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은 위탁급식영업자를 제외한 식품접객업자가 '손님을 꾀어서 끌어들이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웨이터의 명함을 나눠주면서 지나가는 여성들에게 '어디 가세요? 가시는 데 있어요?' 같은 질문은 단순히 업소나 웨이터를 광고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답변과 이어지는 대화를 원하는 것"이라며 "이는 적극적으로 손님을 꾀어 업소로 끌어들이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호객행위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목적의 달성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며 "주점의 종업원인 웨이터 B씨가 청소년을 고용해 호객행위를 한 이상 A씨는 B씨의 행위에 부과되는 제재적 행정처분을 받을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mountjo@fnnews.com조상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