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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자산운용 한국 철수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이 한국에 진출한 지 5년 만에 짐을 싼다. 그 이유는 실적 부진이다.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 영업을 축소하거나 구조조정에 나서는 있는 것은 골드만삭스 자산운용뿐만 아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다른 외국기업들이 한국시장에서 죽쑤면서 체면을 구기고 있는 것이다.

■부진한 실적 발목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이 철수를 결정한 데는 실적부진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은 2011년 회계연도에 72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외국계 운용사 중 적자폭이 가장 컸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은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최대주주인 골드만삭스자산운용LP(Goldman Sachs Asset Management)를 대상으로 지난해 120억원(24만주)의 유상증자에 나서는 등 국내 펀드시장에 진출한 이후 4번째 자본 확충도 진행했다.

다른 운용사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ING자산운용은 지난 회계연도에 2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전년 대비 28.06% 실적이 줄었다. 당기순익도 18억원에 그쳐 전년 35억원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지난해 25억1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2010년에는 30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8억원에서 지난해 6억원대로 줄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들도 희비가 엇갈린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해 당기순익이 전년보다 10.2% 증가한 1199억원을 기록했다. JP모간은 순익이 38.6% 늘었다. 골드만삭스 39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반면 UBS증권은 순익이 535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도이치증권은 순익이 2010년 271억원에서 지난해 51억원으로 81.2% 급감했다. 맥쿼리의 순익도 전년 대비 93.4% 감소한 16억원에 그쳤다.

■엑소더스 코리아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판단은 국내 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이나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힘겨루기를 해봤자 소득이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최근 철수에 앞서 글로벌 운용사인 피델리티와 도이치, ING 등도 국내 자산 매각을 위한 구체적인 실무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이치는 리테일 사업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보이며 ING 등은 회사 매각을 추진 중이다.

한 외국계 운용사 대표는 "자진 철수를 결정한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외에도 이미 여러 외국계 운용사가 올 초부터 인수합병 매물로 등장하고 있다"며 "그만큼 펀드 업황이 나쁘다"고 말했다.

■토요타도 맥 못춰

산업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5월부터 애플코리아를 이끌어 온 도미니크 오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표면적인 이유는 개인적인 사정이다. 시장에서는 아이폰 판매 부진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 아이폰4S의 판매량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전작인 아이폰4나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의 스마트폰에 비해 판매가 부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폰4S의 국내 판매량을 60만대 정도로 추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애플의 기준으로 봤을 때 인구와 이동통신 가입자 수 기준으로 실적이 가장 나쁜 나라는 한국일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기업들은 주력 산업인 자동차는 물론 정보기술(IT)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신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토요타자동차는 2011년 회계연도 3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10년 129억원보다 적자폭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혼다코리아는 2010년 41억원이던 영업손실이 지난해 149억원으로 늘었다.

니콘이미징코리아는 2011년 회계연도 3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전환했다. 한국닌텐도는 4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서면 적자전환했다. 한국미쓰비시전기오토메이션은 2011년 회계연도에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3.22% 줄어든 186억원에 그쳤다.

yutoo@fnnews.com 김문호 최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