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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사장단 임원 인사’ 결재 마치고 하와이 출장길

"A(이건희 회장)의 최종 결재는 끝났다. 이번 주중 공식 발표만 남았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삼성 사장단 인사안'에 대한 결재를 사실상 끝내고 3일 미국 하와이로 출국했다. 이는 이 회장이 '신년 경영구상'에 들어갔다는 의미이자, 삼성의 사장단 인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신호탄이다.

삼성은 5일을 전후해 삼성 사장단 인사를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그간 삼성은 매년 12월 초 수요 사장단회의 직후 사장단 인사를 발표해왔기 때문이다.

삼성이 경영 일정상 이번 주에 사장단 인사를 단행해야 1주 후 삼성 임원 인사, 조직개편, 경영전략회의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도 그 이유다.

특히, 올해 삼성 사장단 인사는 연중 수시로 인사를 단행한 탓에 소폭에 그칠 전망이다.

따라서 삼성은 올해 10명 이하의 사장단 승진 이동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의 경우 17명 규모의 사장단 인사를 포함한 대폭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삼성 인사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미래전략실과 주력 계열사 쇄신을 비롯해 오너 일가 승진, 여성 사장 선임 등이다.

■신상필벌식 '스카이 라인' 손질

먼저, 삼성은 이번에도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고, 과오 있는 곳에 벌이 있다'식 인사철학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회장이 올해로 취임 25주년을 맞은 점을 감안할 때 '컨트롤 타워'인 삼성미래전략실의 확대 개편이 점쳐지고 있다.

이 회장은 취임 25주년 기념사를 통해 "우리의 갈 길은 아직 멀다. 위대한 내일을 향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 한다"고 삼성 임직원을 독려한 것처럼, '뉴삼성' 창조를 위한 혁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성미래전략실은 큰 틀에서 최지성 실장(부회장)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팀장급 물갈이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삼성그룹의 규모에 맞는 신규 팀 신설과 인력 보강 등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별 신상필벌식 인사도 예상되고 있다. 삼성 전자 계열사의 경우 올해 전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공을 인정받아 사장단의 교체 이동이 미미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 아래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등이 사업부를 나눠 이끄는 진영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 완제품(DMC)부문장 자리는 기존과 같이 공석으로 남겨둘 가능성이 높다.

금융 계열사의 경우 쇄신성 인사가 유력해지고 있다.

앞서 삼성은 올해 일부 금융 계열사에 대해 경영진단을 실시했다. 게다가 삼성 금융 계열사는 경기악화와 맞물려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두면서 구조조정 상황으로까지 몰리고 있다. 문책 인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오너 일가 릴레이 승진

삼성 오너 일가의 승진 여부도 이번 인사의 관심거리다. 특히,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부회장 승진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 안팎에선 이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2007년 전무로 승진한 그는 2년 만에 부사장이 됐다. 이후 다시 1년 만인 2010년 말에 사장에 올랐다. 그간의 승진 속도만 감안해도 이 사장은 올해 부회장 승진에 무리가 없다.

게다가, 이 사장은 '삼성전자의 얼굴'로서 해외 유수의 거래선을 만나는 등 활발한 경영활동을 통해 '실질적인 리더'의 역할을 해왔다. 여기에, 취임 25주년을 맞은 이 회장이 경영권 승계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재용 사장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차원에서도 승진이 유력하다.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제일기획 부사장)도 사장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이 부사장은 올해 국내외에서 활발한 경영행보를 보이면서 이 회장으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는데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2년여의 시간이 흐른 만큼 사장 승진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첫 여성 전문경영인 나오나

여성 임원이 사장으로 깜짝 발탁될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평소 "여성인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자전거 바퀴 두 개 가운데 하나를 빼 놓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다"라며 여성 인재의 중요성을 역설해왔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삼성그룹 내 여성임원 7명과 오찬 자리를 마련한 자리에서 "여성 임원은 본인의 역량을 모두 펼칠 수 있는 사장까지 돼야 한다"면서 여성 임원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 회장은 올 4월에도 삼성그룹 여성 승진자 9명과 오찬을 함께하면서 "앞으로 여성인력을 중시하겠다. 현재 그룹 내 여성인력 채용비율을 30% 이상으로 더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따라서 이번 삼성인사에서 오너 일가가 아닌 여성 임원의 사장단 입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