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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다로 日 재무상 “미국부터 달러 가치 높게 유지하라”

아소 다로 日 재무상 “미국부터 달러 가치 높게 유지하라”

최근 엔고 해소를 위해 전례 없이 공격적인 완화 조치에 나선 일본 자민당 신정부가 이번엔 미국 및 유럽을 상대로 환율 역공에 나섰다. 자민당 신정부의 노골적인 엔저 정책으로 글로벌 환율 전쟁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그 화살을 미국과 유럽으로 돌린 것.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베 신조 총리 정부의 경제·재정 정책 실무 총책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금융상(사진)은 지난 28일 달러 및 유로화의 가치를 높게 유지, 글로벌 통화 전쟁에 대한 우려를 잠재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소 부총리는 "글로벌 환율전쟁 발발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라면 미국에서부터 달러 가치를 높게 유지해야 한다"며 "이는 미국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로화라고 (달러와) 다를 것 같나"고 덧붙였다.

이는 28일 취임 후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아베 정권의 엔저 정책이 너무 노골적이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한 반박이다.

지난주 엔화의 가치가 최근 2년3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아베 정권의 '일본판 양적완화'의 부작용으로 글로벌 환율 전쟁이 일 것이란 우려가 더욱 고조됐다. 이 같은 현상이 일본은행(BOJ)의 발권력을 강제로 동원해서라도 시중에 엔화를 '무제한으로' 찍어내겠다는 자민당의 정책공약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됐기 때문.

아소 부총리는 더 나아가 지난 2009년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 당시 합의됐던 환율 공조를 상기시켰다. 일본은 당시 합의 이후 약속대로 엔화의 가치가 달러 및 유로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오르도록 용인했으나 다른 역내국들은 수출 경쟁력을 제고할 의도로 이를 어겼다는 비판이다.

아소 부총리는 기자들에게 "당시 G20 합의를 제대로 지킨 나라가 약속했던 국가들 가운데 몇 군데나 되는지 말해 보라"고 반문하며 "우리(일본)는 그 (약속을 지킨)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약속도 지키지 않은) 다른 나라들이 일본에 이래라 저래라 할 자격은 없다"고 못박았다.

지난 2009년 G20 회동 합의 이후 환율 공조를 위해 노력한 나라는 고작 독일, 한국, 캐나다, 호주 등에 불과하다는 지적은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내린 바 있다.
WSJ도 지난 2008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엔화에 대한 달러 가치가 30%가량 떨어져 일본 수출업계의 부담을 가중시켰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아소 부총리는 아베 정권의 '무제한' 완화 조치로 엔고를 점차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최근 일방적 엔화의 가치 급등이 점진적으로 시정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그러나 "(엔화 급등) 상황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어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nol317@fnnews.com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