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는 박근혜 정부 출범을 맞아 ‘박근혜 대통령에게 쓰는 부모들의 편지’ 특별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박근혜 정부가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무엇이고 무엇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독자들의 목소리가 담긴 원고를 받고 있다. 다음은 현재까지 편지를 보낸 부모들의 간절한 사연을 담은 내용이다.
◇ 맞벌이가정에 사회적 배려 필요
현재 맞벌이를 하면서 25개월 여아를 키우고 있다는 방성진 씨는 맞벌이가정에 대한 사회의 배려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육아휴직 제도를 회사에서 눈치 보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영아반과 누리반 담임교사는 적게는 8만 원에서 많게는 18만 원까지 임금이 차이나 혹여나 보육교사가 영아반을 기피하는 현상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보육교사에 대한 임금 차별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무엇보다 사회적 배려나 정책 문제로 많은 가정에서 아이를 포기하는 가정이 생기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책 마련으로 자식을 낳는 것이 고통이 아닌 기쁨이 되도록 사회를 이끌어 주길 바란다고 간곡히 호소했다.
◇ 자격 없는 어린이집·보육교사 걸러내야
만 2세 아들과 아직 돌이 되지 않은 딸아이를 키우는 직장맘 권미정 씨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일부 어린이집의 마구잡이식 운영에 불만을 토로하며 시·구가 어린이집 허가를 내줄 때 좀 더 엄격한 잣대로 자격요건을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내 아이를 위해 내는 돈이 눈먼 돈이 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답했다.
또한 12개월 된 아들을 둔 윤희주 씨는 분명 보육교사의 처우개선을 이뤄져야 하지만 일부 사명감 없는 보육교사들이 우는 아이를 방치하거나 바늘 등의 도구를 사용해 아이를 학대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윤 씨는 어린아이들과 함께 근무하는 사람은 면접 전에 심리검사 등의 테스트를 거쳐 교사가 될 수 있는 법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이며 보육교사는 짧은 교육만으로는 아이들의 특성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단기속성 교사 자격증과 같은 부분도 해결해 주길 바란다는 의견을 전했다.
◇ 어린이집 과도한 규제 완화시켜 달라
서울시에 거주하며 민간어린이집 원장을 맡고 있는 홍미자 씨는 어린이집 운영에 너무 많은 규제가 걸려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정원제 또는 평가 인증제는 있어야 하는 좋은 제도이지만 민간어린이집에는 정원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대기자
가 몇십 명씩 있는 국공립과 서울형 어린이집과 달리 민간어린이집은 대기자
보다는 정원 채우기조차 어렵다며 비싼 임대료 부담과 교직원들 4대보험, 교직원 퇴직금 50% 부담 등으로 운영상의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홍 씨는 최근 일부 어린이집에서 특기비를 편법으로 빼돌리는 현상에 ‘왜 그런 현상이 오는지’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답하며 보육교사의 근무시간을 1일 8시간 근무가 아닌 파트타임제를 도입해 때에 따라 유동적으로 현장 근무를 할 수 있도록 제도화를 촉구했다.
◇ 어린이집 외에 대안 보육시설 늘려야
현재 만 2세 남아를 키우고 있는 박수영 씨는 과거 공교육의 문제점을 보완해서 새로운 학교들이 생겨났듯이 이제 영유아 보육을 책임지는 보육기관에서도 대안 보육기관이 많이 생겨나고 그러한 것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교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재원이 조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일 뉴스에서 보도되는 어린이집 급식위생상태에 대한 허점, 그리고 필요경비에 대한 과다청구, 보육료 허위청구, 맞벌이 부모들이 주말이나 늦은 시간에 일해야 하는데도 아이를 맡길 어린이집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현실 등은 복지의 초점이 복지서비스를 받는 주 대상인 학부모가 아니라 어느 특정 기관에 국한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러한 대안으로 박 씨는 생태와 자연을 주제로 한 어린이집, 아이의 특성과 재능을 살려주는 학생과 교사의 비율이 1:5인 이상적인 어린이집, 학부모와 학생, 교사가 모두 주인이 되는 협동조합 어린이집, 아이의 애착형성을 도와주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등원해서 만들어가는 품앗이 어린이집 등을 추천했다.
어린이집의 장점을 살리면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 보육시설이 많이 생겨나고 이를 지지하는 정부의 협조와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 아동 성범죄 처벌 강화 및 미아전담반 설치
두 딸을 키우고 있는 문찬희 씨는 아이가 딸이다 보니 요즘 자주 일어나는 아동 성범죄 뉴스에 더 시선이 간다며 또 다른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아동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한 처벌을 더욱 강화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하루에도 예닐곱 명씩 생긴다는 미아에 대한 해결책을 강구했다.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순간적으로 손을 놓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아이를 실수로 잃어버린다 해도 빠른 시일내에 찾을 수 있도록 전국에 있는 경찰서에 미아전담반을 설치하고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달라고 말했다.
◇ 담배에 관대한 우리나라
갓 아이를 출산한 권윤미 씨는 태아도 한 인격체로 보고 법적으로 보호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신 초기야 배가 많이 부르지 않아 사람들이 자리를 양보해 주지 않더라도 중기, 말기 때는 배가 너무 불러 대중교통 이용 시 사람들의 배려가 무척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자가용에 아이가 타고 있다는 스티커를 붙였지만 여성 운전자라고 여기저기서 경적을 울려대는 일부 남성 운전자들이 있고 야외에서 수유실이나 아이 기저귀 갈만한 곳이 없거나 지저분해 난감한 적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권 씨는 담배는 기호식품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면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 씨가 생각하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은 사람들의 인식과 고정관념이 먼저 바뀌어야 하고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올바른 방향으로 정책과 법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부모들이 정부에게 바라는 점은 각양각색이다. 부모들의 바람을 정부가 정책에 반영할지는 확실치 않지만 중요한 것은 부모들의 목소리가 좀 더 세상에 알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베이비뉴스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을 편지글 형식으로 적은 A4 용지 1장 내외를 오는 31일까지 이메일(ibabynews@ibabynews.com)로 접수한다. 메일 내용에 이름, 연락처 등을 간단히 작성하고 아이 사진 등을 첨부해서 함께 보내면 된다. 우수 원고는 베이비뉴스 기사로 채택돼 보도된다. 기사로 채택된 경우에는 소정의 원고료도 지급된다.
대통령에게 쓰는 편지 공모 안내
박근혜 대통령에게 쓰는 부모들의 편지에는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바라는 소망을 담아서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쓰면 된다. 심사를 거쳐 채택된 원고에는 소정의 원고료가 지급된다. ▶ 보내실 곳 ibabynews@ibabynews.com
/wedding@fnnews.com 파이낸셜뉴스 웨딩뉴스팀 정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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