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오른 ‘방울뱀 축구’ 제주가 ‘무패 행진’ 포항의 아성을 깨뜨릴 채비를 마쳤다.
제주는 오는 20일 오후 2시 포항스틸야드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8라운드 포항과의 원정경기를 치른다. 지난 강원과의 홈경기서 4-0 완승을 거둔 제주는 3승2무1패 승점 11점으로 선두권에 진입하며 전북 원정 패배(1-2 패)의 아픔을 씻어냈다.
승리보다 더 큰 소득은 골에 대한 갈증이 해소됐다는 점이다. 강원전을 치르기 전까지 제주는 올 시즌 전 경기(5경기)에서 경기 당 1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이날 경기서 제주는 부상에서 복귀한 서동현이 최전방 공격수로 무게를 잡아주고, 페드로가 처진 공격수로 나서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특히 페드로의 상승세가 무섭다. 그는 최전방 공격수, 윙어, 처진 공격수 등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활약하며 강원전 2득점을 비롯해 최근 2경기 연속 득점(3골)을 기록하고 있다. 강원전에서는 환상의 라보나 힐킥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으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 마라냥과 아지송이 컨디션 저하와 부상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는 가운데 페드로의 활약상은 제주의 입장에선 단비와 같다. 선수단 전반에 드리워졌던 산토스와 자일에 대한 향수도 사라졌다. 이에 페드로는 “산토스와 자일은 좋은 선수였다. 하지만 이제 페드로라는 선수가 있다는 것을 제주팬들에게 각인시켜주고 싶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주중경기에서 휴식을 가졌다는 점도 제주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동의 하에 경남과의 7라운드 홈경기를 다음달 1일로 변경했다. 올 시즌 마케팅 슬로건을 내세운 ‘파티 2013’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다. 이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선수단에 큰 도움이 됐다.
휴식기 동안 제주는 재충전의 기회를 가졌다. 마다스치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했고 마라냥도 몸 상태를 최상으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십자인대 부상 악몽에 빠졌던 간판 수비수 홍정호도 서서히 복귀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앞서 서동현, 박기동이 부상 복귀를 마친 가운데 이들까지 정상적으로 합류할 경우 전력의 무게는 더욱 든든해진다.
물론 다음 상대인 포항은 만만치 않은 팀이다.
올 시즌 무패(4승3무)를 비롯해 최근 15경기 연속 무패(9승6무)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제주는 최근 대 포항전 원정 2경기 연속 무패(1승1무)를 기록하고 있어 포항의 우세를 쉽사리 속단할 수 없다. 박경훈 감독 역시 “어웨이 경기지만 강팀 포항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다면 계속적으로 상위권에 머물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syl015@starnnews.com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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