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재난안전무선통신망(재난망) 사업은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당시 중앙정부와 경찰, 소방서 등 재난기관들이 일관된 지휘체계 없이 우왕좌왕하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과 함께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처음 필요성이 제기된 이후 지난 10년간 재난망 사업은 통신망을 구성하는 기술방식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 예산의 효율성은 있는지, 정부가 직접 통신망을 구축하는 것이 맞는지 숱한 논란만 거듭하며 답보를 거듭하고 있다.
초기 재난망 사업은 현재 안전행정부가 추진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테트라 기술을 활용해 정부가 직접 자가망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결정됐다. 2007년 수도권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할 정도로 진전을 보였던 재난망 사업은 2004년 3034억원이면 구축할 수 있던 사업이 2006년 7826억원으로 소요 예산이 늘어나더니 다시 1조2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본격적인 예산 효율성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결국 감사원은 2008년 3월 사업추진 방식이 부당하고, 경제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사업 추진방식 재검토 및 경제성 재조사를 요구하게 됐다.
결국 테트라 기술 종속 논란과 예산 낭비 논란으로 본격적인 사업추진 3년 만에 재난망 사업이 좌절을 겪게 된 것이다. 이후 정부는 2009년 5월 다시 재난망 사업 추진을 결정해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2010년 9월 옛 행정안전부가 재난 관련 필수기관 대상 재난망 주요 요구기능 의견수렴을 거친 뒤 2011년 10월 1차 기술검증을 통해 테트라 기술과 와이브로(휴대인터넷) 기술이 재난망에 적합한 기술로 결정됐다.그러나 테트라 기술을 이용한 자가망 구축 방식은 과거 첫 재난망 논란 당시 부적합한 판결을 받은 기술인 데다 보완 기술로 선정된 와이브로 기술은 이미 국내에서도 상용 장비나 단말기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다시 기술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때문에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들은 "한번 좌절을 겪고 숱한 기술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재난망 구축 사업을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테트라 기술을 이용한 자가망 방식을 고수하지 말고 상용 통신망 활용과 다양한 기술방식 도입 등 유연한 정책추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구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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