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서울 중구청이 고(故)박정희 전 대통령이 살았던 서울 중구 신당동 가옥 일대에서 추진중인 '박정희 기념공원'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박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수석 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최근 서울 중구청에서 신당동 옛 사저 일대를 기념공원으로 조성한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국가경제가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국민 세금을 들여서 기념공원을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지자체에선 관광자원 확보를 비롯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많은 자금을 들여 기념공원을 조성하는 것보다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따뜻한 마음으로 방문해 마음으로 기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서울 중구청은 이미 복원된 신당동 일대 박 전 대통령 가옥 주변 건물 5채를 매입해 290여억원을 들여 기념광장과 연못, 녹지공간이 들어서는 기념공원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지난해 기본사업 구상안 용역을 마쳤고 올해 1월 기본 용역 결과 타당성을 검토하는 용역을 발주해 조만간 용역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중구청은 지난 2011년부터 '1동 1명소 사업'의 하나로 노후된 신당동 일대 박 전 대통령 가옥 주변의 역사문화관광 중심지 명소화 사업을 추진해왔다.
신당동 가옥은 일제시대 때 건축됐고 박 전 대통령이 육군 1군 참모장이던 1958년 5월부터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관사로 이주한 1961년8월까지 3년3개월 동안 가족과 함께 거주했던 곳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979년 박 전 대통령 서거 후 1982년 성북동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머무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중구청의 기념공원 건립계획에 제동을 건 것은 저(低) 성장·경기침체·전력난 등으로 국민경제가 어려운 와중에 수백억원을 들여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국민정서와도 괴리될 뿐 아니라 평소 외형보다는 내실을 중시하고 국민소통을 중요시하는 박 대통령만의 일관된 원칙과 소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등 일각에서 기념공원 추진에 반대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는 데다 기념공원화라는 형식보다는, 시민들이 진정성있는 추모의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나서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것이 더욱 뜻깊다는 생각이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불요불급한 예산 절약과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통해 복지 재원 마련에 나서는 한편 사회간접자본시설(SOC)에 대한 사전 타당성 검증 강화를 포함, 전방위적인 '국가재정 아끼기'에 돌입한 상황에서 기념공원사업 추진은 이 같은 취지에 어긋난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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