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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명품기업] 폐수처리시설 개발 전문벤처기업 에이엔티21

[주목받는 명품기업] 폐수처리시설 개발 전문벤처기업 에이엔티21
에이엔티21의 엔지니어가 서울 중랑구 중랑하수처리장에 다층원뿔형 산기관 설치를 마치고 최종 점검하고 있다.

【 대전=김원준 기자】 대덕연구개발특구 폐수처리시설 개발 전문벤처기업인 '에이엔티21(AnT21·대표 고명한)'이 독보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수질처리분야에서 새 장을 열며 국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이엔티21은 폐수를 관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생산하는데서 나아가 수질처리의 전 공정을 관리하는 수질컨설팅 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 찬 구상이다.

■초기 마케팅 한계, 발로 뛰며 극복

에이엔티21이 설립된 때는 지난 2001년. 충남대에서 교수 겸 연구원으로 일하던 고 대표는 수질분야 전문가인 동료 및 지인 4명과 함께 회사를 세웠다. 이들이 처음 내놓은 제품은 비행접시처럼 생긴 독특한 모양의 기포생성기. '다층원뿔형 산기관'이라 불리는 이 제품은 물속에서 산소를 공급하는 장치로 에이엔티21의 주력제품이 됐다.

하지만 제품출시 초기에는 제품의 우수성만으로 시장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창업초반 벤처기업들이 겪는 자금부족과 마케팅의 한계에 맞닥뜨린 것이다. 시장 공략을 위해 고 대표는 공공기관과 하수처리장, 폐수처리시설, 대형 오폐수발생지를 찾아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도하는 한편,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도 찾았다.

특구진흥재단의 마케팅 분야 지원은 판로확보에 목이 타던 에이엔티21에 '단비' 같은 도움이 됐다. 고 대표는 "재단은 공신력이 높고 국내 네트워크가 잘돼 있는 것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영향력이 크다"면서 "재단과 해외환경전시회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기술력이 공인된 것으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사업영역 넓혀 매출 신장

에이엔티21은 이를 발판으로 산소공급장치인 산기관 등 폐수처리에 필요한 소재기술 생산에서 벗어나 사업영역을 넓혀나갔다. 소재생산을 중심으로 시설과 설비, 장치산업, 폐수처리를 위한 컨설팅 등 수질관리를 위한 제품생산 및 설치, 프로세서 등 전 공정을 개발했다. 수질관리의 모든 공정을 묶는 패키지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이후 매출이 10억원대로 올라선데 이어 지난 2010년에는 20억원대를 기록하고, 지난해에는 50억원을 넘어서며 7~8년 새 10배 가까운 신장을 이뤄냈다. 직원수도 15명으로 늘었다. 오는 2016년에는 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 회사가 보유한 지식재산권은 수질 및 대기처리 공법 분야 특허 8건과 실용신안 8건, 의장 3건, 미국의장 1건 등이다. 경기도 파주 산업단지와 한국수자원공사, 포스코건설, 한국화학연구원, 김포하수처리장 등 전국 100곳이 넘는 폐수·정수장에 에이엔티21의 기술이 적용됐다. 친수성바이오칩 필터와 고효율 유동상 광촉매 산화반응기 등도 대표제품이다. 친수성바이오칩 필터는 기존설비를 그대로 두고 배수직전의 물을 관리하는 후단수처리기법의 핵심장치로 10년 이상 사용이 가능하고 공기만으로 부유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해외시장 공략… 업계선두 도약

에이엔티21은 일찍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 2003년 중국 산둥 오수처리장 공사 때 중국과 협력을 맺었고 이듬해인 2004년에는 중국 칭다오에 지사를 열었다. 또 200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현지법인을 설립, 매년 수처리 전문전시회를 열고 있다. 올해도 이달 10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수처리전문박람회(WEFTEC)에 업그레이드된 산기장치를 출품할 예정이다.
지난 2009년 2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동부수전력청의 담맘지역 하수종말처리장 개선사업을 수주해 하수처리장의 효율을 20% 이상 끌어올리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미국, 인도네시아, 태국, 중국 등 세계시장 진출에 가속도가 붙었다. 이어 2010년에는 영국에 지주회사를 세워 동유럽 진출을 가시화했고, 사우디아리비아와 친환경 폐수처리시설 개발을 위한 국제공동연구개발(R&D)센터를 대전 대덕특구에 설립하기로 하면서 업계 선두자리를 굳히고 있다. 현재는 필리핀 현지법인과 조인트벤처를 설립, 대형 사업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kwj5797@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