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종합 국정감사에선 동양그룹 사태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잇따랐다. 하지만 강도 높은 추궁에도 2주 전 열린 국감과 차별화된 내용은 없었다.
이번 동양그룹 사태의 핵심 인물인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은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투자 피해자 구제에 대해 "남편인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뜻대로 따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동양그룹이 대부업체를 통해 지배구조를 형성한 폐해 사례를 참조, 규제안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동양 사태와 관련, 대기업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와 금융당국의 뒷북대응을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은 정무위 차원의 동양사태 청문회를 주장했다.
정호준 민주당 의원은 "동양 위기설 이후 가진 청와대 서별관 회의에서 다뤄진 것은 동양 봐주기 대책이라는 의혹이 있다"며 "동양그룹 사태와 관련해 정무위 차원에서 청문회 검토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금융사고들이 벌어지면서 앞장서 금융산업을 이끌어갈 금융위와 금감원이 사고 뒷처리하는 기관으로 비치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시간에는 증인으로 출석한 이혜경 부회장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이 부회장은 동양그룹 기업어음(CP) 및 회사채 투자 피해자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그러나 피해자 구제 대책 여부에 대한 답변 회피와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동양증권 계좌에서 수억원대 현금을 인출하고 개인 대여금고에서 패물을 빼간 시점이 계열사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직전'이 아닌 '직후'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이 찾아간 패물과 현금을 동양 투자 피해자들을 위해 내놓을 의향을 묻는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피해자 구제를 위해선 현재현 회장의 뜻대로 다 따르겠다"고 말해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현 회장은 동양 사태로 피해를 본 개인투자자들을 위해 사재 출연을 약속했으나 지난 18일 금감원 국감에선 "저는 전 재산을 회사에 넣고 경영했기에 추가로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낼 돈이 없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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