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난마처럼 얽혀있는 지방의 문제는 교육으로 푸는 게 바람직하다."
안전행정부 정태옥 지역발전정책관(53·행시 30회·사진)은 '지역행정전문가'로 불린다. 서울시를 시작으로 인천시 기획국장을 거쳐 지난 4월 안행부에 복귀한 후에도 줄곧 지역발전과 관련된 업무를 맡고 있다.
지방의 문제는 결국 지방의 교육 파행에서 비롯되는 현상으로 교육자치와 지방자치단체 간 통합으로 지역활성화 정책을 도모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정 정책관은 "고령화·저출산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지 오래됐지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비해 지방의 사정은 완전 다르다"며 "지방의 인재들이 서울로 계속 유출되는 한 어떤 정책을 써도 지방의 활력을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지방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보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와 젊은 인재들의 탈지방 현상 가속화란 얘기다. 그는 "현재 교육자치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교육자들의 자치'와 다를 게 없다"라면서 "지방선거와 교육선거를 연계시켜 지자체장이 교육감을 임명하거나 아니면 러닝메이트 같은 제도를 도입해 지방자치와 통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정책관은 이를 위해서는 지방의 인재들이 유출되지 않도록 지방국립대를 정부가 집중 육성·발전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방권한 및 재정 확대 등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교육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지방의 발전은 요원하다는 것이다.
정 정책관이 지방의 권한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세수 불균형은 물론 현재 지방자치법에 규정돼 있는 조례에 대한 권한도 지자체가 마음대로 행사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지방자치법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졌다.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법의 통제권을 갖고 있다보니 지방 조례의 효력이 유명무실하다는 것이다.
지방의 재원은 대부분 부동산세를 토대로 운영되는데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수요는 증가하는데 지방은 노인, 장애인 등 복지수요가 커지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것이 지방재정의 근본문제로 일부에서는 지자체가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보지만 실상을 보면 낭비할 돈도 없다고 그는 꼬집었다. 정 정책관은 "문제는 이 같은 지자체들의 재정악화에 따른 지방의 문제가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를 풀 수 있는 해법은 과감한 재정이양, 지자체권한 확대, 지방국립대를 중심으로 한 지역발전 정책을 추진하는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정책관은 올해 '옥외광고물관리법'에 대한 전면 개편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 1962년에 제정된 이 법은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손질되지 않은 채 유지되고 있다. 옥외광고물산업이 전반적인 성장 추세 속에 또 다른 관광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세계적 흐름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판단에서다. 50년 전의 법을 가지고 디지털 등 신매체에 대한 광고물을 규제하는 것은 난센스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정 정책관은 "옥외광고물산업은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며 "현재 추진하고있는 법 개편 작업은 관련 산업을 진흥할 수 있는 내용까지 담아 도시정비 및 산업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목적"이라고 법 개정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안행부 공무원들은 이런 그에 대해 업무 추진력이 강하고 스케일이 크다고 평가한다.
선이 굵은데도 꼼꼼하기까지 하니 추진력이 클 수밖에 없다. 지역행정전문가로서 지방에 대한 애착과 해법에 주목되는 것도 그래서다. 정 정책관은 "지방문제를 풀기 위한 상투적인 발언이나 정책보다는 진정 지역 발전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대안을 마련하려는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며 말을 마쳤다.
ktitk@fnnews.com 김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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