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정지원 특파원】 세계 최대 건설 및 자원개발 장비업체 캐터필러가 거액의 탈세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마켓워치는 미국 연방 상원의 조사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 캐터필러가 지난 2000~2012년동안 무려 24억달러(약 2조5470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 상원 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캐터필러는 부품사업에서 거둔 수익을 스위스 자회사로 이관하는 수법으로 탈세 행위를 일삼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상원 조사위원회의 위원장인 칼 레빈 의원은 "캐터필러는 장부를 조작해 4~6%의 낮은 스위스 세율을 적용받았다"며 "우리는 캐터필러가 미 조세법을 어겼다는 판단을 내리는 기관은 아니다. 이 점은 국세청(IRS)과 미 상원 전체가 조사할 일"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기업들이 전세계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 35%의 법인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상원 조사위원회는 지난해 5월 애플이 조세법을 교묘하게 이용, 거액을 탈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단 한 푼의 돈도 탈세한 바 없다"고 강력하게 반박한 바 있다.
이번 보고서 발표에 대해 캐터필러의 줄리 레거시 부사장은 "캐터필러는 미 의회의 조세법을 지켰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지난 1999년부터 캐터필러가 세무회계를 맡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5500만달러를 들여 스위스를 통한 역외탈세를 모색했다"고 밝혔다.
PwC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캐터필러에게 글로벌 기업으로서 도약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했다"며 결코 법에 어긋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미국 의회조사국은 이처럼 수익을 해외로 넘기는 기업들의 세금 회피전략으로 한해 300억~900억달러에 달하는 세금을 잃고 있다고 지난해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로빈 베런 최고세무책임자(CTO) 등 캐터필러 경영진들과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임원들은 1일 상원 조사위원회에 출석해 세금 탈루 의혹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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