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네가 20년간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맛에 대한 원칙을 지켰기 때문이라고 자부합니다."
김용만 김가네 회장(사진)은 14일 김가네 20주년에 대한 소회를 묻자 "브랜드 하나로 20년 동안 사업을 해온 일을 잘했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진취적인 면이 부족하다고 해야 할지 쉽지 않은 문제"라면서 "하지만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시간에 하나의 브랜드를 발전시켜온 일은 괄목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가네'는 지난 1994년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서 출발해 현재 전국 곳곳에 430여개의 가맹점을 운영하는 1세대 국내 토종 프랜차이즈 전문기업이다.
그는 인터뷰 내내 김가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끌어 갈 원동력으로 '원칙과 장인정신'을 꼽았다. 김 회장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자성어 중에 '호시우보(虎視牛步)'라는 말이 있다. '호랑이처럼 예리한 판단을 가지되 행보는 소처럼 우직하게 정해진 목표를 향해 가자는 의미'로 초심을 지키고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각오를 항상 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런 마음가짐을 잊지 않기 위해 집무실에 걸린 커다란 호랑이 그림을 항상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가네는 주방 안에 있던 김밥을 문 앞으로 이끌어내며 김밥 문화를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김밥은 미리 말아놓은 것을 파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김가네는 토핑 테이블을 매장 전면에 설치, 손님 앞에서 말아주면서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3~4가지 들어갔던 속재료를 8가지로 늘려 맛으로도 인정받았다.
김 회장은 "지금이야 익숙하지만 김밥을 싸는 모습을 구경하는 이들도 많았다"면서 "여기에 맛도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긴 줄이 이어졌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많은 브랜드가 생겼다 사라지고 최근에는 프리미엄 김밥을 표방한 브랜드의 론칭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몇년 뒤 어떻게 승부가 갈릴지 모르지만 김가네는 맛에 대한 원칙을 지켜온 만큼 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회장은 최근 해외 시장 확대와 제2브랜드 론칭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가네는 지난 2004년 중국 베이징에 진출했고 지난해 중국 산둥성 가맹지역본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 체결 후 중국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오는 5월에는 칭다오 3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제2브랜드로 '치킨 방앗간'을 선보였다. 치킨 방앗간은 '족발'을 치킨 메뉴와 결합한 치족세트, 치족냉채와 같은 컬래버레이션 메뉴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김 회장은 "고객은 새로운 맛에 대한 수요가 높은 만큼 '특별한 맛'으로 틈새를 공략하면 새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랜차이즈 1세대로서 업계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김 회장은 "한국보다 인구가 3배 많은 일본은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1000개인데 국내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3500개가 넘는다"면서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쉽지만 가맹본부가 조직과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면 성공하기 힘들다.
예비 창업자들도 브랜드를 선택할 때 이 점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정책적으로 프랜차이즈 브랜드 론칭을 더욱 엄격하게 해 예비 창업자가 가맹본부를 믿고 사업할 수 있는 제도가 갖춰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항후 목표를 묻는 질문에 김 회장은 "수백가지 음식 재료를 담고 달리는 식자재 차량을 매일 세차해 청결을 유지하게 한 것은 외식기업으로서 20년간 지켜온 원칙"이라면서 "향후 브랜드 관리를 잘하고 맛을 꾸준히 유지한다면 세계 어디를 가든 성공할 자신이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