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민변' 변호사 7명 무더기 징계신청

검찰이 집회 현장에서 경찰관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들과 간첩 사건을 맡은 변호사 등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변호사 7명의 징계를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 신청했다.

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검사 김동주)는 간첩 사건 변론을 맡은 장경욱 변호사(46)와 쌍용자동차 사태 관련 농성 현장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권영국(51), 이덕우 변호사(57) 등 민변 소속 변호사 7명의 징계를 지난달 말 변협에 신청했다.

권 변호사 등 5명은 지난해 7월 대한문 앞 화단 주위에서 쌍용차 사태 해결 촉구 집회를 벌이다 이를 통제하던 경찰에 대한 폭행 혐의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졌다. 권 변호사는 경찰의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상해를 입힌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지난 6월 불구속 기소됐고, 이 변호사 등 4명은 체포치상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지난달 30일 줄줄이 기소됐다.

민변은 지난달 31일 논평을 통해 "검찰은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항의하는 민변 변호사들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하기에 이르렀다"며 "검찰의 비이성적 기소야말로 국가와 검찰의 존재 이유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강력 반발한 바 있다.

통상 검찰은 변호사가 형사사건 피고인으로 처벌받게 되면 변협에 징계도 함께 신청하지만, 이번에는 경찰관 폭행에 연루된 변호사 5명 외에 두 명은 기소없이 징계를 신청해 논란이 예상된다. 검찰은 장 변호사에 대해서는 지난달 15일 대법원에서 간첩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의 확정판결을 받은 여간첩 이모씨(39)를 변호하면서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김인숙 변호사(52)는 지난 5월 세월호 집회와 관련된 피고인을 변호하면서 묵비권 행사를 요구했다는 이유에서 징계를 신청했다.

검찰은 장 변호사와 김 변호사의 경우 정식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지만 거짓 진술이나 묵비권 행사를 강요하는 등 변호인의 변론권을 넘어선 행위를 했다고 보고 징계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사법 97조에 따르면 검찰은 업무 수행 중 변호사에게 징계 사유가 있는 게 발견되면 해당 지방검찰청검사장이 징계 개시를 신청할 수 있다.

변협은 20명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꾸려 징계가 신청된 변호사들에 대한 진상 조사를 하게 되며 징계 필요성이 인정되면 상임이사회에서 과태료, 업무정지, 영구제명 등 징계 수위를 정한다.

[e-mail] 신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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