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을 기념하는 데 쓰이는 각종 예산이 매년 과도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6일 낸 보도자료에서 "박 전 대통령 기념 예산이 지난 2011년 이후 크게 늘어 매년 150억원 내외의 자금이 집행됐는데 내년도 편성예산은 무려 403억원에 이른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배정한 박 전 대통령 기념예산을 취합하면 최근 7년간 총 1356억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86억원의 예산을 들여 2013년 완공한 '박 전 대통령 생가 공원화 사업'과 65억원을 들여 지난해 1월 개관한 '민족중흥관 사업', 888억원을 들여 2017년 완공 예정인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사업' 등 각종 대형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경북 구미시에 대해 최 의원은 "성역화 사업이라 불러도 무리가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연간 1조2000억원 규모의 구미시 전체 예산 중 약 1%는 박 전 대통령 기념 사업에 쓰이고 있다. 구미시는 문화예술담당관실 내에 박 전 대통령 기념 사업을 담당하는 부서를 별도로 만들어 5명의 공무원이 이를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은 지자체들이 앞다퉈 박 전 대통령 기념 사업에 나서는 것에 대해 적극적인 국비지원을 원인으로 꼽았다. 새마을운동 기념사업의 경우 경북 지자체간 경쟁으로 인해 구미시 외에도 청도군, 포항시에서도 진행됐다. 청도군은 9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새마을운동 시범단지가꾸기 사업'을 벌였고 포항시는 42억원을 들여 '새마을운동 체험공원'을 조성했다. 청도군과 포항시에 지원된 국비는 각각 45억원, 21억원이라고 최 의원은 전했다. 더불어 강원도 철원 군탄공원도 40억원을 들여 확장공사가 진행중인데 이 중 27억원이 국비로 충당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뿐 아니라 육영수 여사 기념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충북 옥천군은 총 사업비 37억5000만원을 들여 생가 복원을 추진한 바 있다. 옥천군은 육 여사 생가의 운영 및 관리비로 매년 1억원 내외의 예산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을 기념하기 위한 대규모 사업에 1350여억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건 지나치다"고 평가했다.
ys8584@fnnews.com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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