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는 본사의 창업 노하우와 운영경험 등을 전수받을 수 있고 브랜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투자액을 까먹을 것이라는 우려감에 주저하는 것도 현실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4대 회장인 김용만 김가네 회장(왼쪽)과 현 5대 회장인 조동민 회장(대대에프씨 대표)은 창업을 준비하려는 이들을 위한 정책이 새해에는 쏟아져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서비스업 창업이 잘되기 위해서는 지식서비스에 대한 로열티 관행이 법제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 박범준, 김범석 기자
한국프랜차이즈산업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4대 김용만 회장(김가네 회장)과 현 5대 조동민 회장(대대에프씨 대표) 임기 중 비약적 발전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소 '호시우보(虎視牛步·때를 기다렸다가 차근히 실행한다)'라는 말을 좋아하는 김 회장에 비해 '경영자는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한다'고 강조해온 조 회장은 경영 스타일에서 큰 차이가 있다. 또 조 회장은 협회 운영을 두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면서 책임경영을 강조해왔고, 김 회장은 경영자의 사람 됨됨이를 가장 중요시해왔다. 두 회장은 본지와 가진 신년 특별지상대담에서 먼저 정부 정책 변화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보였다.
조 회장은 "2015년에는 정부의 프랜차이즈·서비스 업종에 대한 패러다임이 제대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도 "정부가 그동안 서비스 업종 창업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막상 정부 정책에 반영할 때는 제조업과 건설경기 등에만 치우쳐왔다"면서 "프랜차이즈·서비스 업종의 사안들은 장차관들의 최종 결제단계에서 뒷전으로 밀려났다"고 지적했다. 신년 특별지상대담 내용이다.
▲조동민 회장=2015년 외식업계가 최악이 될 거라는 전망이 많아 걱정입니다.
▲김용만 회장=국민이 정부를 바라보는 시각도 차갑고 예비창업자들도 창업 문턱이 높다고 생각하면서 창업 경기가 상당히 어두워져 있어요. 경기가 안 좋다고 언론에 자꾸 나오니까 예비 창업자들이 더 불안해합니다.
▲조 회장=2014년 외식업계가 만만치 않게 힘들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김 회장=2014년 말까지 세월호 국면이 지났는데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안 열었습니다. 가장 먼저 줄이는 게 의류, 주류이고 그다음이 먹는 거죠. 먹는 게 줄어들었다 할 때는 주류, 의류는 더욱 힘들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깃집, 횟집뿐만 아니라 서민적인 분식집까지 힘들다고 하면 경기가 정말 안 좋다는 신호죠.
▲조 회장=창업인 지원을 위해 정부가 좀 도와주면 좋겠는데요.
▲김 회장=평생 직장생활을 하다가 창업을 하려는 이들이 투자액을 까먹을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져 불안해하면서 투자를 못하고 있습니다. 투자 심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창업을 준비하려는 이들을 위한 정책을 2015년에 정부가 더 많이 내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건설업 활성화 대책 외에도 추가 정책을 새해에는 더 내놓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 회장=정부의 기존 창업 활성화 정책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조 회장=정부의 정책과 진단이 완전히 잘못됐습니다. 실업자들이 많고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창업자 육성에 무작정 나선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내수시장 파이가 커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우리나라는 외식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의 비중이 너무 높습니다. 창업 대부분이 외식에 집중돼 있어요. 미국, 일본에선 서비스 업종이 40% 이상이나 됩니다. 네일아트·이발·학원프랜차이즈 등 다양합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지원이 한국에서도 많아야 합니다. 한국에서 서비스업 창업이 잘 되지 않는 것은 로열티 보장이 잘 안되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지식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로열티 관행이 법제화까지 되도록 해야 합니다.
▲김 회장=정부가 소상공인 육성 등에 2조원 기금을 확보하는 등 지원책을 마련했습니다. 협회의 홍보·지원대책 등이 있는지요.
▲조 회장= 최근 소상공인 진흥공단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2조원 기금 조성안에는 업종 변경, 대출, 교육, 경쟁력 강화 등의 예산이 포함됐습니다. 소상공인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 등이 참여해 체결한 내용에는 프랜차이즈 최고경영자(CEO)가 성공 노하우를 제공하는 독립 자영업자 멘토단 운영, 성공 사례 전파, 자영업자들의 프랜차이즈화 지원 등이 포함됐습니다. 새누리당 중소기업.소상공인 특별위원회는 지난해 말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소상공인 대표들과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중소기업청장, 금융위원회 인사 등도 함께 참석했고요. 협회에서도 50개 단체가 참석했습니다. 소상공인 측은 회의에서 배달앱 수수료 과다 문제, 카드 수수료 부담, 소상공인 컨설팅 실효성 강화 등 애로사항을 전달했습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의 양대 산맥인 김용만 김가네 회장(오른쪽)과 조동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이 지난해 12월 22일 협회 송년회에서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경수 기자
▲김 회장=한국의 프랜차이즈 창업 환경을 어떻게 진단하시는지요.
▲조 회장=우리나라는 멕시코 다음으로 창업자들이 많지만 다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 시스템화되고 검증돼 상대적으로 성공률이 높은 프랜차이즈 창업이 실패 확률이 높은 자영업 창업의 대안이라고 봅니다. 자영업자들은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프랜차이즈를 통해 성공해야 한다는 결론이 이미 나와있습니다. 혼자보다는 함께 가는 게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 또 국내의 한정된 시장에선 한계가 있어 상당히 어렵습니다. 글로벌 창업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로벌 프랜차이즈 지원은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사회자(김경수 기자)=두 회장에게 공통 질문을 드립니다. 브랜드 다변화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요.
▲조 회장=제1 브랜드의 성숙에 대응해 지속성장을 이루려면 브랜드 라이프사이클을 분석하고 미래에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제2브랜드를 육성하거나 다브랜드 전략을 검토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많은 가맹본부들이 다변화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다변화를 추진하려다 역량 분산으로 전문성이 훼손되면 안됩니다. 즉 다변화를 추진하려면 여기에 적합한 역량이 전제돼야 한다는 얘기죠.
▲김 회장=개인적으로 맛기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외식업의 경우 특별히 맛있는 집은 창업자들이 직접 가보고 배우는 등 꾸준히 브랜드 다변화에 노력해야 합니다. 접목하더라도 똑같이는 만들지 않고 반드시 벤치마킹 대상보다 더 맛있게 다른 방향으로 새롭게 브랜드를 구상해야 합니다.
▲사회자=외식 창업자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조 회장=창업을 하려면 본인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그리고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아이템을 발굴해 타당성 검토를 거쳐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독특한 자신만의 노하우나 사전 경험이 있다면 독립창업도 검토할 수 있지만 만일 이러한 노하우나 경험이 없다면 리스크가 독립창업에 비해 적은 프랜차이즈 창업을 검토해야 합니다.
▲김 회장=자기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외식업 창업을 하면 성공할 수 있지요. 노하우가 있고 주변사람에게 검증됐다면 그건 괜찮은데 그게 없다면 십중팔구 까먹습니다.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바깥에서 확인하고 프랜차이즈 본사를 찾아가면 됩니다. 본사가 제대로 하는지 가보면 알죠. 그것도 안 가보고 장사 잘 된다는 이야기에만 사업을 하거나 프랜차이즈 계약을 하면 성공하지 못합니다.
▲사회자=한식의 세계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 회장=한국 브랜드를 전 세계적으로 알린다는 뜻인데 한식은 의외로 광범위합니다. 잡채, 불고기, 김밥 등 다양하죠. 이명박정부 시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유치한 다음 날 청와대에 들어갔을 때 일입니다. 세계 100대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3개 업체가 들어가게 하고 1000개 매장을 갖춘 100개 업체 목표를 대통령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이후 프랜차이즈 세계대회를 유치해서 성황리에 마무리했고 정부도 많이 도와줬고 기업도 많이 노력해 프랜차이즈가 많이 발전할 기회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영부인까지 한식 세계화에 관심을 많이 가졌고 저도 관련 단체에서 이사가 됐지만 생각외로 너무 힘들었습니다. 세계화를 위한 한식이 너무 포괄적인 데다 뭔가 (한식에 대한) 단일화·계량화가 필요한 것을 느꼈습니다.
▲조 회장=한식 세계화에 프랜차이즈 전략이 절실합니다. 햄버거의 종주국이 어디인지 알기 힘들 정도로 음식의 경계는 모호해졌지요. 지구촌의 세계화는 햄버거 제조국을 넓히고 퓨전 햄버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햄버거 하면 역시 맥도날드라고 떠올릴 수 있는 것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힘입니다. 한식의 세계화 전략을 바로 프랜차이즈에서 찾을 때입니다. 단순화, 전문화, 표준화를 이룬 한식을 확산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지요. 한식 세계화는 우리 음식을 세계인이 즐기는 문화로 만드는 것입니다. 맥도날드가 글로벌 브랜드가 됨으로서 국내에서도 미국식 라이프 스타일을 향유하고 있듯 한국식 라이프 스타일을 전 세계로 확산시킬 수 있는 창조적 문화산업이 바로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힘입니다. 정부는 2013년부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함께 프랜차이즈 세계화 지원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맞춤형 현지정보 및 컨설팅 제공, 해외 파트너 투자 네트워크 구축, 해외경영 전문인력 양성 등 체계적이고 현실성 있는 지원이 될 수 있도록 다방면의 세계화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사회자=창업자들의 현실은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조 회장=무급 가족 종사자 130만명을 포함한 자영업 종사자가 700만명에 이르고 있는데 자영업 종사자 수의 비중이 2000년 이후 지속 하락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20%대 후반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두 배 수준에 달합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자영업 환경이 그만큼 다른 나라에 비해 과밀화돼 있고 경쟁밀도가 상당히 높음을 의미합니다. 특히 외식업의 경우 우리나라의 식당 수는 57만6990곳(2009년)으로 인구 86명당 한 곳꼴인데 이는 일본의 170명당 한 곳이나 미국의 322명 당 한 곳, 그리고 중국의 224명당 한 곳에 비해 과다한 숫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생계유지나 대안부재로 인해 창업전선에 뛰어드는 자영업자 수는 매년 상당합니다.
2012년 기준 105만2000명이 창업하고 89만명이 폐업했습니다.
▲김 회장=창업자들은 퇴직 이후 재산을 창업에 모두 쏟아부었습니다. 마치 낭떠러지에서 동아줄에 매달린 심정이죠. 정부가 위에서 끌어주고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함께 끌어줘야 하는 상황에 창업자들이 놓여 있습니다.
■김용만 회장 약력 △59세 △서울 △연세대 외식산업고위자과정 △김가네 회장(현재) △2007년 주꾸미 전문점 '쭈가네' 가맹사업 개시 △2010년 보쌈.족발 전문점 '보족애' 가맹사업 개시 △4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현 명예회장) △2010 세계프랜차이즈대회 서울총회 의장 △2014년 치킨 전문 치킨방앗간 가맹사업 시작
■조동민 회장 약력 △54세 △전남 순천 △한양대 경영학과 △세종대 경영대학원 프랜차이즈 석사 △대대에프씨 대표(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부회장 △중국 단둥시 진안인민정부 경제고문 △중국 산둥성 가오미시 경제고문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수석부회장 △대한상공회의소 유통산업연합회 운영위원 △한국신지식인연합회 자문위원 △서비스산업총연합회 운영위원 △5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현)
정리=rainman@fnnews.com 김경수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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