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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호이어, 구글·인텔과 스마트워치 만든다

스마트워치 시장이 3파전 양상을 보이게 됐다.

스위스 스포츠 시계 전문 업체인 태그호이어는 19일(현지시간) 구글, 인텔과 협력해 스마트워치를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는 11월께 출시하고, 가격은 3500유로(약 410만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태그호이어는 프랑스 명품업체 루이뷔통 모에헤네시(LVMH) 산하로 애플이 선보인 고급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경쟁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태그호이어는 "명품이면서 동시에 소비자의 일상에 부드럽게 연결되는 제품"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애플이 스위스 명품 시계에 도전장을 내민 것에 대한 스위스 업체의 첫번째 반격이다.

애플의 입는(웨어러블) 기기 개발을 견제하고 나선 구글로서도 태그호이어와 협력은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잡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PC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는 시장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사양길로 접어들었던 인텔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스마트워치에 들어가는 반도체 개발을 통해 모바일 부문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게 됐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을 건너뛰고 곧장 웨어러블 시장으로 진입이 가능해졌다.

LVMH 시계부문 책임자인 장 클로드 비버는 155년 역사의 태그호이어와 17년 된 구글의 대서양을 사이에 둔 협력은 "기술혁신과 시계제조 신뢰도의 결혼"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워치 시장 진입을 이끈 비버의 이같은 결정은 역설적이기도 하다.

그는 1970~1980년대 수익성이 높은 건전지로 움직이는 쿼츠시계를 배격하고 스위스 시계업계가 수공 태엽시계에 전념하도록 만든 인물이기 때문이다. 당시 스위스 시계업체 블랑팡(Blancpain)을 이끌던 비버는 "블랑팡에는 1735년부터 쿼츠시계라는 건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쿼츠시계 반대 캠페인을 주도했다.

비버는 그러나 이번에는 "태그호이어는 전위적인(아방가르드) 브랜드로 젊은층이 주 고객"이라면서 "이들의 요구를 충족시켜 줄 명품 시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버는 특히 시계를 차지 않는 젊은층이 스마트워치를 시작으로 시계에 익숙해지면 스위스 명품 시계업체들로서도 이득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태그호이어의 스마트워치가 구글의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움직일 것이라면서 아마도 오는 11월 시장에서 판매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계에 적용될 특정 기술이나 가격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평균 가격이 3500유로를 조금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버는 스스로도 스마트워치를 차겠느냐는 질문에 물론 찰 것이라면서 명품 시계와 스마트 시계 하나씩을 양 손목에 찰 것이라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