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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카트사고 빈번.. 서두르지 않아야 안전

노캐디땐 골프장 책임 없어 안전수칙 준수가 최선 예방

따사로운 봄 기운에 긴장이 풀려서인지 최근 들어 골프장 카트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캐디없이 셀프로 운영되는 해외 골프장에서 이런 사고를 당하면 상당히 난감해진다. 서울 잠실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J씨(60)의 경우가 그 좋은 예다. J씨는 최근 친목회원들과 일본으로 골프여행을 갔다가 엄청난 일을 겪었다. 동반자 중 한 명이 내리막 커브길을 돌 때 손잡이를 잡지 않고 클럽을 손에 쥐고 있다가 추락해 중상을 입었다. 피해자는 일본 골프장의 선진 응급 구조 시스템으로 다행히 목숨을 건지긴 했으나 뇌를 크게 다쳐 현재 식물인간이나 다름없는 상태다. 사고 직후 일본의 해당 골프장은 플레이어들이 카트를 손수 운전하다 발생한 사고여서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사고의 책임과 그에 따른 배상은 고스란히 동반자들의 책임으로 떠넘겼다. 특히 모임의 책임자인 J씨의 입장이 아주 난처하게 됐다.

그렇다면 이 사고는 어떻게 처리돼야 맞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해 피해자 본인의 과실이 크다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견해다. 물론 운전자를 포함한 나머지 동반들의 책임이 전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법무법인 메리트의 임제혁 변호사는 "캐디가 없는 상태에서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 호의동승 관계에서 발생한 사고인데다 운전자 역시 카트 운전에 대한 특수한 교육을 받은 사실이 없는 점, 그리고 사고의 사실관계에 비춰봤을 때 운전자에게 특별한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반면 뒷좌석에 타고 있었던 피해자가 손잡이 대신 골프채를 손에 들고 있었다는 점에서 과실 등을 인정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이어 "그런 사정을 감안했을 때 이 사고에 있어 운전자의 책임은 40% 이하로 제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 사고가 주는 교훈은 골프장이 고지한 안전수칙의 준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카트 탑승 시, 특히 경사지나 급커브 구간에서는 반드시 손잡이를 잡아야 한다. 또한 카트 이동시에는 절대 서두르지 않는 것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클럽을 손에 들고 있거나 카트가 정차하기 전에 뛰어 내리는 것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피해야 한다. 가급적 카트에 탑승하지 않고 걷는 것도 사고 방지와 운동량 배가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권할만 하다. 또한 해외 골프투어 때는 일종의 보험 성격으로 가급적 캐디를 동반하는 게 바람직하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