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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숨진 후 냉동 정자로 아기 출산..법원 "친부 맞다"

남편이 숨진 후 냉동 보관된 남편의 정자로 아기를 낳은 여성에게, 법원이 아이를 남편의 친자로 인정했다. 이 여성은 숨진 남편을 친부로 해 아이의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단독 김수정 판사는 홍모씨가 '아들 정모군을 남편의 친자로 인정해달라'며 낸 인지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2009년 결혼한 홍씨는 남편 정씨가 불임 판정을 받았으나, 시험관 시술로 2년 후 첫 아이를 낳았다.

행복도 잠시, 남편 정씨는 위암에 걸렸다. 투병 중에도 둘째 아이를 원했던 정씨는 두 번째 시험관 시술을 위해 서울 모 병원에 정액을 냉동해 뒀다.

안타깝게도 이후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아내는 남편의 바람을 잊지 않고 둘째 아이를 혼자서라도 낳아 기르기로 마음먹었다.


냉동 보관된 남편의 정자를 해동해 시험관 시술로 둘째 아들을 출산했지만, 아이의 출생신고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담당 관청이 '남편이 숨진 후 아이를 가진 만큼 정씨를 친부로 등록할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한 것.

이에 홍씨는 법률구조공단에 구조 신청을 해 소송 절차를 밟게 됐다.

법원은 두 사람이 법률상 부부였고, 유전자 검사에서 홍씨의 첫 아들과 둘째 아들 사이에 동일 부계에 의한 혈연관계가 성립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숨진 정씨의 친아들이 맞다고 판단했다.

hiaram@fnnews.com 신아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