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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5도 주민지원 생색내기에 그쳐 실효성 미흡

【 인천=한갑수 기자】 연평도 등 서해5도 주민들이 최근 개정된 '서해5도 지원 특별법'의 실효성이 미흡하다며 정부의 실질적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해5도 주민대표들은 12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해5도 지원 특별법'이 지난달 개정됐지만 어민 피해보상이나 전기·수도 등 기반시설에 대한 실질적 지원은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세월호 인양 작업에만 1조원이 투입되지만 서해5도는 식수가 부족해 해마다 여름철에 제한 급수를 실시하고 있어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도서는 외부에서 물을 공급받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할 정도로 열악한 상태라는 설명이다.

주민들은 "정부가 도서지역의 식수·전기난을 해결하기 위해 해수담수화 사업과 서해5도 에너지자립섬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지원이 저조하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유사 시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서해5도 에너지자립섬 사업에 대기업이 사업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인천시와 정부는 어떤 이유에선지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수담수화 사업의 경우 한시가 급하지만 내년에 소연평도에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에산을 일부 반영했다. 그러나 사업비가 적게 편성돼 몇해에 걸쳐 장기간 진행해야 할 판이다.

또 주민들은 "도서지역을 오가는 여객요금을 시내버스 요금처럼 낮추는 '연안여객 준공영제' 사업도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객요금을 낮춰 관광객이 많이 찾게 해 도서지역의 접근성을 높이고 안정성을 제고하자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다. 연안여객 준공영제는 정부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으며 인천시의 여객운임 50% 지원 사업도 예산부족으로 추진이 불투명하다.

또 중국어선 불법조업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어업 피해에 대한 실질적인 손실 지원도 안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해5도 어민들은 현재 1년 내내 자유롭게 조업 할 수 있는게 아니라 정해진 구역에서 6개월만 조업을 할 수 있다. 이마저도 기상악화와 군사훈련이 있을 때는 조업을 하지 못한다.

주민들은 개정안이 발효되더라도 조업 피해보상과 전기·수도 등 기반시설 지원은 크게 나아지는 게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태원 옹진군 연평면 연평어촌계장은 "연평도 포격 때 주민들이 집단 이주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적극 지원 약속과 함께 이주 대신 재정착을 권유했다"며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으며 지금은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민대표들은 정부에 생존을 위한 기본 사항으로 중국어선 불법조업에 따른 손실 지원, 에너지자립섬 추진, 식수공급을 위한 지속가능한 수도체계 구축, 연안여객 준공영제 실시 등을 요구했다.

한편 주민들은 지난해 11월 대청도 해상에서 어선 60척을 이끌고 정부의 중국어선 불법조업 피해보상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해상시위를 벌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