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공유사이트의 이익 발생 시점은 파일이 올라온 순간이 아니라 회원이 다운로드한 때로 봐야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사기 및 저작권법 위반 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파일공유 웹사이트 대표 김모씨(42)등 4명의 상고심에서 징역 8년~1년6월에 집행유예 2~3년과 추징금 180만~7900만원을 각각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김씨 등은 웹하드를 운영하면서 2009년 9월~2011년 6월 가입 회원들이 저작권자 허락없이 영상을 올리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불법 공유물을 올리는 '헤비업로더'와 계약해 다른 회원이 자료를 내려받을 때마다 수익을 일정비율로 나누고, 불법저작물을 삭제할 수 있는 필터링 프로그램을 제대로 구동하지 않거나 검색 금칙어 우회법을 마련하는 등 저작권 침해를 방조한 혐의도 받았다.
1·2심 재판부는 이들 혐의를 유죄로 보고 각각 징역 8월∼1년6월에 집행유예 2년∼3년을 선고했다.
다만 1심에서 선고한 추징금 1200만~1억8500만원은 2심에서 180만~79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여러 명이 함께 저작권 침해 행위를 하던 중 법인을 설립한 경우 법인이 설립되기 전 생긴 범죄 수익은 추징할 수 있지만, 그 이후 발생한 수익은 법인에 귀속되므로 운영자들로부터 추징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다시 뒤집었다.
대법원은 이들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추징금에 대한 산정을 다시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3부는 "원심은 업로드 시점을 기준으로 피고인들의 범죄이익을 계산했으나 불법저작물을 판매해 얻는 범죄수익은 업로드 시점이 아니라 다운로드 시점에 발생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원심은 법인 설립 전 올라온 파일의 범죄수익을 모두 법인이 아닌 대표들의 것으로 봤는데 해당 파일의 실제 다운로드는 법인 설립 후에도 이뤄졌을 수 있다"며 "이같은 원심 판단은 범죄수익의 발생 시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다.
tinap@fnnews.com 박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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