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원창동 북항 인근에 저목장으로 사용 중인 한진중공업 제3·4보세장치장의 임대 계약이 오는 6월말 만료되지만 이전 부지를 마련하지 못해 비상이 걸렸다.
【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 목재업계가 수입 목재를 보관하는 저목장 부지를 마련하지 못해 비상이 걸렸다.
7일 대한목재협회에 따르면 인천 서구 원창동 북항 인근에 수입 목재 저목장으로 사용 중인 한진중공업 제3·4보세장치장의 임대 계약이 오는 6월말 만료된다.
한진중공업은 제3·4보세장치장 매각 협의를 진행 중이고, 매각이 가시화되면서 지난달 목재업체와 임대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지난해 북항을 통해 국내 원목 수입량의 절반이 넘는 200만t 수입됐으며, 인천 목재업체는 한진중공업 제3·4보세장치장(14만4085㎡)과 원일보세장치장(8만9000여㎡) 등을 저목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제3·4보세장치장은 인천의 전체 저목장 중 60% 정도를 차지하는 규모다.
한진중공업은 다음 달부터 3·4보세장치장에 목재 반입을 중단할 것과 오는 6월말까지 현재 보관 중인 목재도 모두 치울 것을 요청했다.
보세장치장에 목재 반입이 중단될 경우 원목수입선이 북항에 입항하더라도 보관할 곳이 없어 하역을 못하거나 부두 앞에 목재를 쌓아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주로 벌크화물이 들어오는 북항에 수출입 물품이 적체돼 운영에 문제가 생길뿐 아니라 인천지역 목재업체의 부도사태를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또 원목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건축, 인테리어, 조경 등 관련 업계로 여파가 이어져 피해가 속출할 전망이다.
당초 인천 북항에는 저목장으로 사용하는 한진중공업 소유 보세장치장이 4곳 있었으나 조선업계가 어려워지면서 1,2보세장치장은 매각하고 현재 제3·4보세장치장만 남아 있다.
한진중공업은 4~5년 전부터 3·4보세장치장 매각에 대비, 목재업체와 임대계약을 6개월 단위로 축소해 갱신해왔다.
대한목재협회는 당장 대체 이전 부지를 마련해야 하지만 마땅한 부지를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태다.
현재 인천지역에서 목재 야적장으로 사용 가능한 장소는 북항 배후부지 북측에 있는 청라투기장과 영종대교 근처의 경인항 투기장, 북항 배후부지 중 화물차 휴게소 등 3곳이다.
이들 3곳은 모두 해양수산부 소유 토지로 청라투기장은 일반화물처리단지로 개발하려고 2020년까지 개발 계획 절차를 진행 중이다.
경인항 투기장은 조만간 일괄 매각공고를 진행하고, 화물차 휴게소 부지는 용도가 주차장으로 묶여 있어 사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목재협회는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와 이전부지 확보를 위한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대책을 마련할 것을 인천시와 항만공사에 요청할 계획이다.
김승태 대한목재협회 전무는 "당장 이전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목재업체의 줄도산과 함께 목재 물류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인천시와 항만공사가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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