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를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정신보호법의 위헌여부를 놓고 헌법재판소가 14일 공개변론을 연다.
헌법재판소는 1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정신보건법 24조 제1항 등 위헌제청 사건의 공개변론을 개최한다.
이 조항은 가족 등 보호의무자 2명과 정신과 전문의 1명이 동의하면 정신질환자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가벼운 정신질환으로 굳이 입원할 필요성이 없는 환자나 특별한 이상이 없는 환자들까지 강제입원이 가능하게 돼 인권침해요소가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환자 당사자가 강력하게 반대하는 상황에서도 강제입원이 가능해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서는 실제 사례를 다룬 시사프로그램이 방송되는 등 언론에서도 여러차례 피해사례가 보도되기도 했다.
이 사건의 신청인 역시 "가벼운 갱년기 우울증 진단을 받았을 뿐인데 강제입원이 됐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위헌법률심판을 제기했다.
이에 2014년 6월 서울중앙지법은 "정신보건법이 입법목적과 달리 부당한 목적을 위한 장기간의 감금이나 인신구속으로 악용될 소지가 높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2015년 5월 국가인권위원회도 정신보건법에 위헌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정신질환자 대부분은 일상상활이 어려울 정도인데도 본인의 상태를 인지하거나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강제입원 제도가 꼭 필요한 제도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번 사건 외에도 지금까지 헌법재판소에는 정신병원 강제입원 조항과 관련해 모두 13건의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하지만 당사자가 이미 병원에서 퇴원조치 되는 등 대부분 헌법소원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각하됐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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