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미국 화이자가 미국 실리콘밸리의 신약개발업체를 인수한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화이자는 염증치료제 전문업체 아나코르를 52억 달러(약 6조10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인수 가격은 주당 99.25달러이다. 지난 13일 종가에 프리미엄 55%를 얹은 것이다. 전액 현금 매입 조건으로 부채를 포함한 총 인수액은 52억달러다. 양사 이사회는 이같은 인수안을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인수 절차는 오는 7~9월에 마무리할 방침이다.
아나코르는 지난 2002년 미국 스탠포드대학 연구진 등이 주축이 돼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신약 개발업체다. 아직 상용화한 제품은 없다. 현재 아나코르가 습진 치료제로 개발한 '크리사보롤' 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내년 1월까지 FDA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이자는 이 신약을 출시하면 연 매출이 최대 20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이자는 그간 제품 라인업이 부족했던 염증 면역치료제 분야로 제품을 다양화할 수 있다.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글로벌혁신제약 사업부 사장은 "아나코 인수는 현재 사용할 수 있는 몇가지 안되는 안전성을 충족하는 아토피성 피부염에 대한 국소 치료제로 시장을 넓힐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라고 말했다. 미국에선 최대 2500만명이 습진의 일반적인 증세인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화이자는 지난달 아일랜드의 보톡스업체인 앨러간을 인수하려다가 실패한 바 있다. 당시 두 회사의 합병 규모는 1600억달러에 달해 제약업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시도였다. 그러나 '화이자가 본사를 아일랜드로 옮겨 조세를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미국 재무부가 합병을 승인하지 않았다.
제약업계 역대 최고의 M&A 호황기였던 지난 2104~2015년에 비해 올해는 M&A 열기가 식고 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올들어 제약업계 M&A 규모는 1186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감소했다. 지난해 제약업계 M&A 규모는 4862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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