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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에 '한국 산단' 조성.. 식품·섬유·피혁 등 제조업 진출

韓-케냐 정상회담, 경협 등 MOU 20건 체결
4억3000만弗 발전소 등 인프라 사업 수주 속도
KAIST 모델 과기원 설립.. 연안 경비정 10척도 수출

동아프리카 경제대국인 케냐에 80만㎡ 규모의 한국 시범산업단지 조성작업이 시작된다.

4억3000만달러 규모의 올카리아 지열발전소 수주와 1억4000만달러 규모의 몸바사 상수도사업 진출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또한 2000만달러 규모의 국산 연안경비정 10척이 케냐에 수출되며, 우리나라 카이스트를 모델로 삼은 케냐 과기원(KAIST) 설립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케냐를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5월 31일(현지시간)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경제협력 및 교류 관련 양해각서(MOU) 20건을 체결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동아프리카공동체(EAC)의 전체 무역액 중 45%를 차지하고, 항만·공항·물류 등 경제허브 역할을 맡은 케냐를 발판 삼아 아프리카 및 미국과 유럽시장 수출의 교두보가 확보됐다는 평가다.

■에너지·건설 인프라시장 참여

케냐는 국가발전전략 '비전 2030'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중소득국 진입을 목표로 전력·도로·항만·철도 등 대규모 인프라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현대엔지니이링과 일본 도시바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총 210㎿급에 해당하는 총 4억3000만달러 규모의 케냐 올카리아 지역발전소 3기 수주를 추진 중이다. 이 컨소시엄은 이미 3억7000만달러 규모의 올카리아 지역 2기 지열발전소를 수주한 바 있다. 이번에 진행되는 추가 입찰은 올 하반기 예정돼 있는 가운데 수주 확률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케냐는 2033년까지 총 4000㎿급 대규모 원전 설립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양국 정부는 우리의 원전 건설, 운영경험 공유, 원전이슈 공동연구 등 전력, 원자력 분야 협력 내용을 담은 '전력, 원자력 협력MOU'를 체결했다.

아울러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양국 건설협회는 '건설협회 간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400만달러 규모의 은조이아강 홍수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사업 및 1억4000만달러 규모의 몸바사 상수도사업 등 물관리 인프라분야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국산단조성, 글로벌 전초기지

에티오피아에 이어 케냐에도 한국형 산업단지가 들어선다. 에티오피아 산단은 섬유 중심으로 조성되는 반면 케냐 산단은 식품, 섬유, 피혁 등 다양한 제조업종이 함께 들어설 전망이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 국빈방문을 계기로 우리나라 산업단지공단과 케냐의 수출자유지역관리청 간 '산업단지협력 MOU'를, 양국 산업부 간에는 '산업.무역.투자 및 산업단지 협력 MOU'를 체결하고 케냐에 산업단지 조성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부터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으로 산단 조성 타당성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어 오는 7월부터 케냐 측이 추천한 지역 중 1개를 선정해 세부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현재 1200만㎡ 규모의 예정지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며 이 중 24만평을 한국 시범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케냐에 산업단지가 조성돼 우리 기업들이 입주하면 케냐를 발판으로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 혜택을 받는 미국시장 진출이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우리 기업이 케냐 해안 경비정 수출계약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2000만달러 규모의 10척 수출이 기대된다. 양국 정부는 또한 전자정부 분야에서 정책 및 운영 경험 공유를 내용으로 하는 '전자정부 협력 MOU'를 체결하고 2017년부터 3년간 한·케냐 전자정부 협력센터를 운영키로 했다.

또한 △이동통신, 소프트웨어(SW), 정보보호, 빅데이터 등 공동연구 등을 위한 정부 간 '정보통신기술(ICT) 협력 MOU' △ICT 정책자문, 초청 연수 등 협력을 위한 'ICT 기관 협력 MOU 등을 체결하고 양국 간 ICT 정책과 인프라 구축을 공유키로 했다.

케냐는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과학기술 인력 양성을 위해 우리의 카이스트와 유사한 케냐 과학기술원(Kenya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KAIST) 설립을 추진 중이다.
케냐 정부의 요청으로 우리나라 카이스트가 지난해 말 타당성 조사를 완료했다. 케냐 과기원이 설립될 경우 우리 카이스트를 모델로 한 고급 과학기술인력 양성 교육기관의 아프리카 첫 사례가 된다. 이와 관련, 양국 부처 및 각 기관은 과학기술 협력 및 과학기술 기관협력 MOU를 각각 맺고 과학기술분야 정책 및 기술공유와 인력 교류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