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인터뷰] 핀 마이넨 그린란드 명예영사 "그린란드, 광물산업·관광 잠재력 무궁무진"

"한국과 파트너십 체결.. 든든한 지원군 역할 할 것"

[인터뷰] 핀 마이넨 그린란드 명예영사 "그린란드, 광물산업·관광 잠재력 무궁무진"
핀 마이넬 주그린란드 명예영사(왼쪽)가 마영삼 주덴마크 한국대사와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 문을 연 대한민국 명예영사관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지난해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의 그린란드대학교에 마련된 '한국의 방(Korea Corner)'은 한국 문화를 그린란드에 알리는 전초기지나 다름없다. 이곳은 한국과 관련된 도서, 잡지는 물론 CD와 DVD, TV, 노트북 등을 설치해 그린란드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최근 그린란드에서 열린 우리 영화 '끝까지 간다' 상영회에도 많은 현지 주민이 참석,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즐거운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이 동토의 땅이 한국과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정부가 지난해 10월 핀 마이넨 그린란드 명예영사를 임명하고 최근 그에게 임명장을 전달한 것이다.

여유롭기로 유명한 유럽의 여름휴가를 즐기고 있던 마이넨 명예영사는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마영삼 주덴마크 한국대사가 누크를 방문했을 당시 만났던 것을 계기로 명예영사직을 수락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린란드 자치정부, 덴마크 외교부와 우리 정부가 명예영사 임명을 놓고 벌인 협의에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렸다. 그러다 최근 덴마크 정부로부터 명예영사를 임명해도 좋다는 공식 동의가 나왔고, 지난 6월 28일 마침내 정식으로 임명식을 가졌다.

마이넨 명예영사는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에서 활동하는 변호사이자, 어린이 축구단 'B-67'의 코치다. 그린란드 사람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운 인물로, 현재 그린란드 스포츠연합 부의장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는 그린란드 사람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명예영사 임무를 맡고 있지만 아직 한국에 와본 적이 없다.

마이넨 명예영사는 "그린란드는 광물산업과 관광, 인프라사업, 신재생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많은 기회를 가진 나라"라고 소개하며 "그린란드와 한국 기업들이 파트너십을 맺는 것은 엄청난 잠재력을 확보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2012년 한·그린란드 광물자원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고 자원탐사 및 개발, 수산물 수입, 관광사업 활성화 등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린란드는 쌓인 눈의 깊이가 최고 3㎞나 되는 동토 지역이어서 자원개발이 쉽지 않지만 최근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광산개발이 용이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미지의 영역으로 인식돼 온 그린란드에 캐나다와 호주, 중국 등 주요 국가들도 경쟁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마이넨 명예영사는 "한국은 산업, 기술, 교육 등이 매우 발전한 나라로 한국이 보유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회를 그린란드에 소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그린란드 원주민은 생김새와 사고방식이 우리와 많이 닮았다는 설명이다. 그 덕분에 금세 가까워지고, 상호 이해도가 높아 업무협조 또한 수월한 편이다. 다만 두 나라는 지리적으로 멀 뿐만 아니라 생활환경도 많이 달라 아직 직접적인 교류가 그리 많진 않다. 우리 교민이라고는 그린란드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여학생 한 명이 전부다.


마이넨 명예영사는 이런 두 나라를 한 차원 더 가깝게 하고, 더 활발한 상호 대화가 이뤄지도록 하는 막대한 임무를 맡았다. 그는 "내가 그린란드 원주민의 후손이라는 점, 그린란드에 자리 잡은 네트워크, 직업적 전문성 등이 명예영사로 임명되는 데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더 많은 한국 사람이 그린란드에 대해 알게 되기를 바란다. 광물개발이나 관광뿐만 아니라 스포츠나 문화 등의 분야에서도 한국과 그린란드가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도록 든든하게 지원하는 일이 나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july20@fnnews.com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