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 대형화를 위한 합작회사 설립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러시아 7년부터 추진해왔던 해당 사업의 본격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009년부터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 현대화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그간 지지부진한 사업성과를 보여왔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대우조선해양의 설계 자회사인 디섹(DSEC)이 러시아 극동조선소와 즈베즈다 조선소 개발을 위한 기술자문 합자회사를 설립키로 하면서 즈베즈다 조선소 현대화가 제 궤도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즈베즈다 조선소 현대화는 남상태 전 사장 시절부터 추진된 사업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09년 11월 러시아 국영 조선 그룹인 USC와 손잡고 조선소 현대화 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조선소 건설에 대한 자문을 해주는 대신 발주 선박의 일부를 대우조선해양이 가져와 건조하는 방식이었다.
협약 이후 기공식도 진행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으며 4년이 지난 2013년 11월 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한·러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이 러시아의 조선소 건설에 협력한다는 내용에 합의하면서 다시 한 번 사업 논의가 진전됐다.
하지만 2013년 이후에도 큰 진전이 없다가 지난 4일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 디섹이 즈베즈다 조선소 모회사인 극동조선소와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한 것이다. 디섹은 즈베즈다 조선소 설계와 엔지니어링, 기술 교육·훈련, 정보기술(IT) 솔루션 등 종합 컨설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즈베즈다 조선소는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볼쇼이 카멘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냉전시대 핵잠수함 수리를 위해 만든 수리전문 조선소다. 러시아는 석유 및 에너지 자원 개발을 통해 나온 물자를 북극항로 등을 통해 실어 나를 선박 수요가 많다. 러시아 정부가 수리 조선소를 대형화·현대화시켜 상선을 건조하려고 지속해온 이유다.
다만 일각에서는 향후에도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 문제 등으로 현대화사업이 큰 진전을 이루기에는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학계의 한 러시아 전문가는 "수리조선소를 대형화해 33만t 대형 선박을 만들겠다는 것이 러시아의 목표인데 돈이 없으니 민간자본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라며 "수년전부터 대우조선해양의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제대로 추진이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즈베즈다 조선소 주변에 기자재 업체 등 관련 산업 클러스터가 거의 없어 조건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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