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진 리스크 줄이려면 장기 안전 자산 중심으로 해외투자 비중 늘려야
장기 우량 채권 투자 집중.. 전문인력 미리 확보 필요
사진=김범석 기자
"지속적인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보험사들이 역마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장기 안전자산 중심으로 해외투자 비중을 늘리면서 해외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린 볼 송(林伯松.사진) 대만 푸본생명 투자부문 상무가 제시한 저금리 시대의 생보사 대응전략이다.
린 상무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학원 출신으로 대만 ING생명과 푸본생명에서 자산운용을 담당한 보험사 자산운용 전문가다.
그는 지난달 19일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열린 '제9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대만의 저금리 대응을 주제로 강연도 했다.
린 상무는 현재 현대라이프생명에서 일하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의 최고투자책임자(CIO)로 파견근무 중인 그는 자산운용 기법과 해외 투자에 대한 전략적 방향을 조언하고 있다. 대만 푸본생명이 지난해 12월 현대라이프생명에 2200억원을 투자해 지분 48%를 확보하면서 현대차그룹(50.2%)에 이어 현대라이프생명 2대 주주에 오르면서다.
푸본생명이 속해있는 푸본금융지주는 총자산 200조원의 대만을 대표하는 금융그룹이다. 생명보험, 화재보험, 은행 등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푸본생명은 푸본금융그룹의 핵심주력 계열사로 자산규모가 100조원대, 임직원과 설계사 수는 2만여 명에 이른다.
린 상무는 "대만 생명보험사들은 한국 생보사가 직면해 있는 저금리 시대를 10여 년부터 겪어왔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지난 2000년대 초 대만의 기준금리는 1%대까지 하락했다. 당시 대만 10년만기 국채 금리도 1.5%까지 추락했다.
그는 역마진 리스크에 직면한 푸본생명의 경우 2000년대 초 전체 2%에 그쳤던 해외투자 비율을 2005년에는 31%, 지난해는 58%까지 높였다고 소개했다.
또 푸본생명은 해외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평균 4%대 이상의 운용자산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금리 상황에서의 푸본생명의 이런 성공적인 해외투자는장기 우량 채권 투자에 집중하고 전문인력을 확보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린 상무의 설명이다.
린 상무는 "사상 최저금리 환경에 따라 생보사들에게 해외투자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투자 부문의 강화와 투자 포트폴리오 다양화가 저금리에서 어려움을 겪는 생보사들에게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한국의 모든 생명보험사가 저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어떤 생보사는 오히려 저금리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푸본생명의 현대라이프생명 지분투자 1주년을 앞두고 푸본생명과 현대라이프생명 양사 모두 시너지 효과를 보고있다고 평가했다.
푸본생명과 현대라이프생명의 가교 역할을 자처한 그는 현대라이프생명의 경우 푸본생명과의 제휴로 저금리와 고령화 환경을 이겨낸 마케팅 노하우와 해외 자산 투자경험 등을 습득함으로써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린 상무는 푸본생명의 경우 현대라이프생명 계열사인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을 통해 체계적이면서도 혁신적인 브랜드 전략과 소비자 마케팅 기법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대카드의 차별적인 마케팅 기법과 카드 비즈니스 노하우 등 현장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푸본생명과 현대라이프생명 서로가 상대의 역량을 잘 이용해 성장하고 있다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김가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