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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中 고객 20%나 줄어".. 명동거리도 화장품 매장도 썰렁

중국 사드보복 타격 받은 명동 일대
단체관광객은 거의 없어.. 여행상품 예약으로 볼때 본격 영향 15일 이후부터
[현장르포] "中 고객 20%나 줄어".. 명동거리도 화장품 매장도 썰렁
중국 사드보복 타격 받은 명동 일대
단체관광객은 거의 없어.. 여행상품 예약으로 볼때 본격 영향 15일 이후부터

[현장르포] "中 고객 20%나 줄어".. 명동거리도 화장품 매장도 썰렁
주말인 5일 오후 서울 을지로 롯데면세점에 중국인쇼핑객들의 발길이 끊긴 채 매장 직원들만 보이고 있다.

"중국인관광객이 확실히 줄었어요. 주말이면 유커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는데 이번주말에는 눈에 띌 정도로 발길이 줄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서울 명동 노점상 관계자)

"평소 주말보다 중국인 고객이 20%가량 줄었습니다. 덩달아서 매출도 그만큼 빠졌습니다. 주말이면 등장하던 계산대 앞의 줄서기 장면도 사라졌습니다.(서울 을지로 롯데면세점 매장직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사드보복이 노골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한국행 단체관광객 규제로 인한 국내 관광 및 쇼핑시장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드부지 계약 완료 후 첫 휴일을 맞은 5일 중국인관광객들이 몰리는 서울 명동과 을지로 등 도심은 외국인관광객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면세점과 백화점 등의 매장직원은 물론 노점 등의 상인들도 사드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차원에서 대책마련에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화장품 매장,외국인 발길 뚝

명동에서 와플노점상을 하는 A씨(여)는 "주말이면 지나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골목을 빽빽하던 관광객들이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특히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찾아보기 어려워졌고 개별관광객들도 예전같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명동입구에서 화장품가게를 운영하는 B씨(41)는 "음식 노점상은 그래도 나은 편" 이라면서 "화장품 등 매장을 갖춘 업체들의 타격은 더 심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화장품 매장 관계자는 "명동의 화장품 매장은 전부다 중국관광객을 겨냥한 곳들인데, 손님이 크게 줄었다. 평소 같으면 일요일에는 중국 관광객들이 바글바글할 정도였다. 그런데 오늘은 내국인이 더 많다. 평소 같으면 한국인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나갈 정도인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중국 관광객 응대하려고 중국유학생 여러명 채용했는데 내보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한국산 화장품을 찾는 중국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화장품 매장들은 직원들만 서성일 뿐 고객들을 찾기 어려웠다. 업주들 가운데에는 "중국인 관광객을 응대하기 위해서 중국 유학생을 세 명이나 뽑았는데 내보내야 할 판"이라면서 "앞으로가 더욱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같은 사정은 시내 면세점도 마찬가지다. 롯데면세점의 한 매장 직원은 "아직까지 큰 타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이번주말 들어 중국인 관광객이 20%정도 줄고 매출도 그만큼 빠졌다"고 말했다.

[현장르포] "中 고객 20%나 줄어".. 명동거리도 화장품 매장도 썰렁
휴일인 5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가 평소 주말과 달리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긴 채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장용진 기자

■면세점 매출 20% 줄어

이 직원은 특히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면세점 영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문 앞에서 관광객들이 줄을 서 기다릴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중국인관광객들의 씀씀이도 과거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지적도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주말의 경우 외국인 여행객보다 내국인 쇼핑객이 더 많다"면서 "이번 주부터 당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영향이 커질 것"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여행상품이라는 것이 최소한 한달 전에 예약을 해두게 마련"이라면서 "본격적인 영향은 이르면 중국 소비자의 날이 시작되는 오는 15일 이후부터 시작돼 한달쯤 뒤부터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현재 면세점이나 명동 상가에 볼 수 있는 중국 관광액 감소는 지난 해 연말부터 시작된 중국 측의 부분적 여행제한 조치의 영향"이라면서 "지난 주 내려진 중국정부의 본격적인 여행금지 조치의 영향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정말 문제는 대책을 세워야할 정부가 지금까지 아무 역할을 못했다는 것"이라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