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사람인
여혐(여성 혐오) 등 남녀갈등이 표면화되며 남녀 간 의식차도 커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결혼이 꼭 필요할까'라는 질문부터 '취업 시 특정 성별이 유리하냐'는 질문까지 다양한 질문에 남녀 응답률의 차이가 컸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과 함께 20~30대 성인 남녀 1234명을 대상으로 결혼에 대해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결혼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을 던진 결과 61.5%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답변은 성별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남성은 절반 수준인 47.4%가 결혼이 필요하지 않다고 봤지만, 여성의 76.7%이 결혼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더 많은 여성들이 결혼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특히 같은 기혼자 그룹에서도 성별에 따라 결혼에 대한 필요성을 다르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기혼 남성은 ‘결혼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63.2%로 전체 응답군 중 가장 높게 나타난 반면, 기혼 여성은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1.4%에 달해 결혼에 대한 뚜렷한 시각차를 보여줬다.
우리의 결혼문화가 양성이 평등하다고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81.8%의 성인이 ‘불평등하다’고 입을 모았다. 여성의 91.1%, 남성의 73.3%가 ‘우리의 결혼문화는 양성이 불평등하다’고 답했다.
남녀 모두 결혼문화가 불평등하다고 느끼고 있었지만 이유는 성별에 따라 큰 시각차를 보였다.
남성의 경우 ‘남성이 가정의 생계를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61.1%)’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어 ‘신혼집 마련 등 남성에게 더 많은 부담을 지우는 결혼비용(57.0%)’과 ‘남자는 경제력, 여자는 외모가 가장 중요한 것처럼 평가 받는 배우자의 조건(44.0%)’이 각각 2, 3위를 기록했다.
반면 여성들은 ‘맞벌이·외벌이 상관 없이 가사는 여성몫이라고 여기는 가사문화(73.1%)’를 가장 큰 불평등 요인으로 꼽은 데 이어 ‘육아를 엄마몫으로 여기는 여성 중심의 육아환경(69.6%)’과 ‘매사에 본가가 우선시되는 본가(시가) 중심의 가족문화(46.5%)’ 때문에 불평등하게 느낀다고 고백했다.
같은날 취업포털 사람인은 ‘취업 시 유리한 성별이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50%가 ‘유리한 성별이 있다’라고 답했다.
어떤 성별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남성’을 선택한 응답자가 76.3%를 차지해, ‘여성’(23.7%)의 3배 이상이었다.
그렇다면, 실제로 구직활동을 하며 본인의 성별이 취업에 발목을 잡는다고 느낀 경험은 얼마나 될까?
전체의 26.9%가 ‘느낀 적이 있다’라고 답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44.3%로 ‘남성’(18%)보다 2배 이상 더 높았다.
사람인의 임민욱 팀장은 “면접관 입장에서 별 생각 없이 한 질문이 지원자 입장에서는 성별에 따른 차별로 느껴질 수 있으므로 성별과 관련된 질문은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미혼남녀들은 결혼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속을 가장 안 썩일 것 같은 직업 종사자로 ‘공무원·공기업 종사자’라는 데에는 공감했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가 결혼정보업체 온리-유와 공동으로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어떤 직업에 종사하는 이성이 결혼 후 속을 가장 안 썩일 것 같습니까?’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이다.
이 질문에 대해 미혼 남성은 응답자의 22.1%, 여성은 26.0%가 ‘공무원·공기업’으로 답해 각각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
‘어떤 직업에 종사하는 이성과 결혼하면 평생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 것 같습니까?’에서는 남녀간에 많은 차이를 보였다.
남성은 응답자 4명 중 1명꼴인 25.2%가 ‘교사’로 답했고, 여성은 24.4%가 ‘의사’로 답해 각각 첫손에 꼽혔다. 두 번째로는 남녀 모두 ‘공무원/공기업’(남 23.7%, 여 21.8%)을 들었다.
3위로는 남성의 경우 ‘약사’(18.3%), 여성은 ‘변호사’(16.4%)를 꼽았고, 그 다음 4위로는 남녀 모두 ‘대기업’(남 14.9%, 여 14.5%)을 선택했다.
특히 남성이 경제적 안정성 1위로 꼽은 교사의 경우, 여성은 5.9%만이 지지하여 6위에 그쳤다. 여성이 1위로 꼽은 의사의 경우 남성은 1.9%만이 선택하여 꼴찌인 8위에 머물렀다는 사실이다.
이경 온리-유 총괄실장은 “남녀의 직업관이 다르다”며, “남성이 선호하는 교사는 급여수준은 높지 않지만 장기간 안정되게 근무할 수 있고 연금도 보장됨은 물론 가정을 돌보면서 근무하는데도 적격이어서 남성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한편 여성들이 선호하는 의사는 수입도 높고 장기간 영위할 수도 있어서 인기가 높다”라고 설명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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