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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홍준표 바람’ 반응 엇갈린 충청지역 "洪風은 본인 생각"…"토론보니 화끈"

충청권 지지율 12%까지 상승 정작 현장선 체감하기 어려워 튀는 발언에 인지도는 올라
과거 공세에 거부감도 퍼져

[현장르포] ‘홍준표 바람’ 반응 엇갈린 충청지역 "洪風은 본인 생각"…"토론보니 화끈"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운데)의 충남 서산 동부시장 유세현장을 찾은 한 여성 지지자가 지난 27일 아이와 함께 홍 후보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천안.서산(충남)=이태희 기자 남건우 수습기자】 "홍준표 바람이 부는지도 몰랐네요. 그거 대구.경북(TK)에서만 불고 있는 건 아닌가요?"

충남 서산 동부시장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연설을 듣고 있던 직장인 유용현씨(37)는 '홍준표 바람'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팔짱을 낀 채 10여분간 홍 후보가 발언하는 모습을 바라보더니 연설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떴다.

최근 홍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영남에서 바람을 일으켜 충청과 수도권으로 밀고 올라간다는 홍 후보의 '동남풍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홍 후보에 대한 TK 지지율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TK발 '홍준표 바람'이 중원까지 진출했는지에 대해 충청권 유권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는 모양새다. 대선을 12일 앞둔 지난 27일 충남 천안, 서산에서 만난 시민들은 홍 후보 바람을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에 대한 대전.충청권 민심은 소폭 상승했다. 4월 초 6~7%에 불과했던 대전.충청권 지지율은 이번주 들어 12% 수준까지 올랐다. 그러나 현장에서 느껴지는 '홍준표 바람'은 강력하지는 못했다.

서산에서 이불가게를 운영하는 신모씨(79)는 홍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면서도, 그 인기가 충청권에까지 넘어오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여론조사 나오는 거 보면 악착같이 치고 들어오더라"면서도 "영남에선 인기가 꽤 좋은데 충청은 아직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50대 직장인 정모씨도 "홍 후보가 바람을 몰고 왔다는 것은 그냥 본인 생각 아닌가"라고 잘라 말했다.

홍 후보의 인기는 높지 않았지만 인지도만큼은 확실히 올라가 있는 분위기였다. 충남 천안 중앙시장에서 전자제품 가게를 운영하는 이종백씨(61)는 "TV토론 보니까 화끈하더라. 인상 깊었다"고 홍 후보에 대한 평가를 남겼다. 대학생 신상우씨(20)도 "홍 후보가 극빈층에서 시작해 열심히 노력해 대선후보까지 된 스토리를 듣고 감명 받았다"며 "후보와 관련된 뉴스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중"이라고 답했다. 60대 택시기사 송모씨는 "안보에 신경을 많이 써야 되는 시기가 오다보니 홍 후보가 주목을 많이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 후보에 확실한 거부감을 나타낸 충청권 주민도 적지 않았다. 가족들과 함께 홍 후보 유세장을 찾았다는 한충민씨(30)는 "대선주자로서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홍 후보는 너무 과거 이야기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50대 성모씨도 "너무 과하게 거칠게 말하려는 것 같아서 대통령감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돼지발정제 논란도 있었는데 도덕성에도 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golee@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