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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전망대] 시행사 감사보고서 준공 전 미분양 물량 드러나지 않아

아파트 분양사업의 실적은 부동산 시행사의 재무에 그대로 드러난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준공 전 분양을 하기 때문에 외부감사 대상 시행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감사보고서에는 준공 전 미분양 물량이 잘 드러나지 않고, 준공 후 미분양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18일 명동의 기업정보제공업체 중앙인터빌에 따르면 2016년도 재무를 기준으로 '완성주택' 계정이 1억원 이상인 법인은 300개가 넘는다. 이들 기업이 모두 시행사는 아닌 만큼 일부는 대금결제 등의 명목으로 완성주택을 받기도 하며, 어떤 회사는 임대주택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완성주택 보유 순위가 1위인 기업의 보유규모는 4300억원으로, 1000억원 이상인 기업도 공기업인 SH공사(현 서울주택도시공사), 대구도시공사를 제외하면 7개사에 달한다.

중앙인터빌 기업분석부 이진희 과장은 "시행사 A사는 용인에서 아파트 분양 사업을 실시했는데 이 사업장은 지난 2013년 준공됐다"면서 "A사는 2016년 감사보고서 상 완성주택을 330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는데 미분양 물량이 800세대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A사가 시행하는 사업장의 시공을 맡은 B사는 2016년 말 현재 A사에 1500억원을 대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A사의 단기차입금은 3000억원에 달하며, 자본잠식 규모는 1600억원 이상, 부채총계는 4690억원 이상으로 각각 추정된다. B사의 인터빌금리는 A급인 0.7% 수준에 형성돼 있다.

이 과장은 "C사는 인천 영종도에서 아파트를 1600세대 이상 공급한 시행사로, 2012년부터 입주를 시작했고, 현재 구미에서 분양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C사의 완성주택 규모는 거의 600억 원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C사는 D사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로 2016년 말 현재 C사의 누적 결손금은 550억원에 달한다.
D그룹은 건설.부동산 전문기업으로 계열회사만 해도 40개에 육박한다. D사의 계열회사는 일부 시공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부동산 시행을 위해 설립된 회사다.

이 과장은 "C사의 재무가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D사에 관한 평가가 나쁘지도 않다"면서 "D사 및 계열회사의 인터빌금리는 1% 수준"이라고 전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