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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칠러사업은 미래 성장동력" LG전자 평택 칠러공장

"공조사업 50년 노하우 총집결… 글로벌 칠러시장 톱 노린다"
작년 3500억 매출실적 달성 해외수출 비중이 절반 이상 중동선 사우디 등 실적 좋아
"美 기술력 따라잡아" 평가
(칠러:냉각설비)

[현장르포] "칠러사업은 미래 성장동력" LG전자 평택 칠러공장
LG전자 직원들이 지난 27일 경기 평택 칠러사업장 내에 있는 연구시험동에서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의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 평택(경기)=권승현 기자】 "50년간 축적한 공조 역량을 바탕으로 LG전자를 글로벌 1등 '칠러' 브랜드로 키워내겠다."(박영수 LG전자 칠러사업 담당 상무)

지난 27일 방문한 LG전자의 경기 팽택 칠러 공장은 대지 규모 14만8760㎡의 웅장함이 느껴졌다. 5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는 생산동은 총 면적이 축구장 4개 넓이에 달한다. 이날도 하얀 헬멧과 작업복 차림의 공장 기술자들이 각자 맡은 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칠러(Chiller)는 지하공간에서 물을 냉각시킨 후 공기조화기(AHU)를 통해 차가운 바람을 만들어 산업체, 대형 건물 등에 시원한 바람을 공급하는 냉각 설비다. 공기가 아닌 물을 순환시킨다는 점에서 시스템에어컨과 다르다. 칠러가 큰 공간을 한 번에 냉방하기 적합하다면 시스템에어컨은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의 방에서 사용하기에 좋다.

■칠러사업, LG전자 미래 '효자사업'으로

LG전자의 칠러 사업은 지난해에만 3500억원의 매출 실적을 달성했을 만큼 알짜 사업부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북 전주에 있던 공장을 평택으로 확대 이전하면서 소요된 투자액 약 2000억원을 불과 1년도 안돼 훌쩍 뛰어넘었다. LG전자는 칠러 사업을 공조 사업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연평균 10% 이상 성장이 회사의 목표다.

LG전자는 지난 1968년 최초로 에어컨을 출시한 이래 약 50년간 축적한 에어솔루션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칠러 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센추리, 귀뚜라미범양 등 경쟁사들을 제치고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스타필드 하남,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경희의료원 등 내로라하는 국내 대형 공조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업계에선 이미 정평이 났다.

해외 수출 비중은 절반 이상이다. 10년 전부터 중동 지역에 진출해 차곡차곡 실적을 쌓은 덕분이다. 캐리어.트레인.요크 등 세계적인 칠러 기업들을 제치고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복합화력발전소의 수주를 따낸 것은 최고의 실적으로 꼽힌다. 박 상무는 "10만RT(1RT는 24시간 안에 0도 물 1t을 얼음으로 만드는 냉동 능력)에 달하는 규모를 제품의 사양만으로 종합평가 받아 납품.운영한 사례"라고 소개했다.

LG전자는 중동에 이어 3년 전부터 동남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상민 에어솔루션 기업간거래(B2B) 해외영업 담당 상무는 "동남아는 우선 한국 업체들이 많이 진출해 우리 제품을 소개하는데 상당히 용이하다"며 "중동에 비해 한국과의 거리도 가까운 편이기 때문에 기술적인 지원이나 협업에 드는 시간 등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기술력은 미국 따라잡았다"

LG전자는 칠러 기술력 만큼은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미국을 따라잡았다고 자신했다. 정진희 칠러선행연구팀 수석연구원은 "미국 회사들이 그동안 칠러 시장을 장악했던 게 사실이지만 지난 5년 동안 LG전자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이제 그들과 기술 차이가 없다고 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회사는 공장 이전을 계기로 그동안 측정 설비와 연구개발(R&D) 인프라에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칠러 사업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띈 것도 각종 품질인증서와 상장이다. AHRI.ASME.ISO9001 등 각종 국제공인기관에서의 품질 인증과 대한민국 기술대상.장영실상 등 수상 실적은 이 사업장의 자랑이다.

LG전자는 품질 관리와 관련, 오차율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칠러의 특성상 생산 과정에서 생긴 작은 오차가 실제 성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LG전자는 정확한 성능시험을 위해 생산 공정 마지막 단계에 총 6개의 시운전 설비를 구축했다. 이 설비는 최대 3000RT 용량의 제품까지 자체적으로 테스트할 수 있다.

ktop@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