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현장르포] '디자인 삼성' 심장부, 서울 우면동 삼성전자 R&D캠퍼스

관련종목▶

"디자인 품격 높인 무풍에어컨도 탄생"
노란 장발.시스루룩 직원들.. 개성 존중.창의력 극대화
미래역량 사업 핵심 모여 디자인 인력만 약 1500명

[현장르포] '디자인 삼성' 심장부, 서울 우면동 삼성전자 R&D캠퍼스
서울 우면동 삼성전자 연구개발(R&D)캠퍼스 내 홈익스피리언스 랩에서 사용자경험(UX) 디자이너들이 편안한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무풍에어컨, 블루스카이 등 에어 케어 제품의 UX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현장르포] '디자인 삼성' 심장부, 서울 우면동 삼성전자 R&D캠퍼스

"사용자에서 출발해 내일을 담아내는 디자인이 우리의 디자인 철학입니다."(이돈태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부센터장 전무)

19일 점심시간. 서울 우면동 삼성전자 연구개발(R&D) 캠퍼스는 반바지와 샌들 등 시원한 차림을 한 디자이너들이 여유롭게 식당을 향하고 있었다. 노란 장발의 남자 직원, 시스루(속옷이 비치는 옷차림) 스타일의 여자 직원을 통해 개성을 존중하고 창의력을 극대화하려는 삼성전자 디자인 조직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엿보였다.

서울 R&D캠퍼스는 축구장 9개 규모인 5만3000㎡ 부지에 6개동으로 구성됐다. 2015년 11월 말 입주를 시작해 현재 약 5000명의 인력이 상주하고 있는 R&D특화 사업장이다. 여기엔 디자인, 소프트웨어센터,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DMC)연구소, 지식재산권(IP)센터 등 회사의 미래 사업역량 강화에 핵심적인 기능이 모여있다.

'디자인 삼성'의 심장부인 이곳은 외관 제품 디자인 뿐만 아니라 제품을 조작할 때 나는 소리를 디자인하는 사운드랩, 실제 가정과 같은 환경에서 제품을 체험하는 홈익스피리언스랩, 소재와 컬러를 연구하는 CMF(Color, Material, Finish)랩, 디자이너의 역량 증대를 돕는 디자인라운지 등이 밀집했다. 오직 디자이너를 위한 환경을 디자인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중요한 변곡점마다 디자인 혁신을 강조했다. 1993년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포부터 1996년 디자인혁명의 해 선언, 2005년 이 회장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경영진을 향해 "삼성 제품의 디자인 경쟁력은 아직 1.5류"라고 채찍질한 밀라노 선언이 대표적이다.

1971년 2명의 디자이너로 시작한 삼성전자 디자인 조직은 현재 서울 R&D캠퍼스에만 약 1500명이 일하고 있다. 이외 미국 샌프란시스코, 영국 런던, 중국 베이징, 인도 델리, 일본 도쿄, 브라질 상파울루 등에 퍼진 글로벌 디자인 거점을 합하면 디자인 인력은 2000여명이 넘는다.

지난해 처음 출시한 무풍에어컨은 자타가 인정하는 삼성전자 디자인의 역대급 결과물로 꼽힌다. 지난해 25만대 가량이 팔린 무풍에어컨은 올 들어 현재까지 55만대가 팔렸다.
공장 가동률은 이미 100%로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반응이 좋다.

송현주 상무는 "과거에 에어컨은 되도록 안 보이는 게 좋은 제품이었지만 무풍에어컨은 그 자체로 고급 인테리어를 연출, 공간의 품격을 올린 제품"이라며 "디자인 혁신 그 자체"라고 힘줘 말했다.

무풍에어컨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하는 '굿디자인 어워드'에서 사용자경험(UX) 부문 수상을 시작으로 올 2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히는 독일 국제 디자인 공모전 'iF 디자인 어워드 2017', 미국 'IDEA 2017'에서 '톱 위너(Top Winner)'로 선정됐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