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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류현진-범가너 '최고의 투수전' 7이닝 무실점 위기관리 빛났다

MLB 'LA-샌프란시스코' 류, 올시즌 최고 투구 보여줘
LA, 끝내기 안타로 역전승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류현진-범가너 '최고의 투수전' 7이닝 무실점 위기관리 빛났다
연합뉴스

마치 데칼코마니를 보는 듯했다. 두 좌완 투수는 투구 수만 다를 뿐 똑같은 기록을 남겼다. 7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에 무실점까지. 류현진(30.LA 다저스)과 매디슨 범가너(28.샌프란스시코 자이언츠)의 팽팽한 투수전은 결국 무승부로 끝났다.

매디슨 범가너는 2014년 월드시리즈 MVP에 빛나는 리그 최고 좌완 투수 가운데 한 명. 샌프란시스코는 다저스와 앙숙 중 앙숙. 류현진은 매우 부담스런 상황서 등판하여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7월 31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 홈구장서 열린 내셔널리그 최대 라이벌전. 류현진은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여 평균자책점을 4.17에서 3.83으로 낮추었다. 2014년 8월 8일 LA 에인절스 전 이후 거의 3년 만에 가진 무실점 경기.

다저스는 류현진의 호투를 발판으로 샌프란시스코와 연장 11회의 혈투를 벌여 3-2로 역전승했다. 다저스는 0-1로 뒤진 9회 말 동점을 만들었고, 1-2로 리드 당한 11회 말 끝내기 안타로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서부리그 1위이자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702)팀 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류현진의 투구는 전성기 그대로였다. 특히 빛나는 것은 위기관리 능력. 투수는 언제든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위기를 어떻게 벗어나느냐 것. 류현진은 때론 자력으로, 때로는 수비의 도움을 받아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3회 무사 1루서는 범가너를 3루 땅볼 병살로 솎아냈다. 범가너는 투수면서 타격에도 능한 재주꾼. 4회엔 패닉을 빗맞은 안타로 내보냈으나 '천적' 펜스를 2루 땅볼 병살 처리했다.

가장 큰 위기는 7회에 찾아 왔다.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맞은 후 펜스에게 텍사스안타를 허용했다. 무사 1,2루. 류현진은 4번 타자 포지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1사 1,3루의 계속된 위기.

5번 크로포드는 중견수 플라이. 3루 주자 패닉이 홈으로 내달렸으나 다저스 중견수 에르난데스의 빨래줄 같은 송구에 걸려 아웃 당했다. 단숨에 스리 아웃.

류현진은 총 85개의 공을 던졌다. 범가너는 99개. 효과적인 투구에서 오히려 류현진이 앞섰다. 직구가 34개로 가장 많았고, 체인지업, 커브 등을 골고루 던졌다. 특히 체인지업으로 모두 7번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한 편 이날 류현진과 황재균의 한국 선수끼리 대결은 투수의 완승으로 끝났다.


황재균은 류현진을 상대로 첫 타석 2루 땅볼, 두 번째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동갑내기 두 친구는 8월 12일부터 샌프란시스코 원정에서 다시 맞붙을 가능성을 남겨 놓았다.

최근 다저스의 선발 투수 트레이드 소문으로 마음고생을 해온 류현진은 이날 호투로 로버츠 감독과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texan509@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