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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이상 구직 중인 '장기 백수' 급증..."'좋은 일자리' 부족한 탓"

6개월 이상 실업자 전년比 8000명 많은 18만명...'외환위기' 이후 최대치 

반년 이상 '구직 중'인 이른바 '장기 백수'의 수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장기 백수 증가 원인은 일자리 수가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질 좋은 일자리가 적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장기 실업자 중 상당수가 원하는 직장을 찾지 못해 오랜 기간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기간 6개월 이상 실업자는 18만명으로 1년 전(17만2000명)보다 8000명 늘었다. 6개월 이상 실업자 비중은 전체 실업자 96만3000명 중 18.7%에 달한다. 이는 1999년 9월(19.7%)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해왔던 장기 백수 비중은 올 1월까지만 해도 11.8%에 불과했다. 6월에도 12% 수준이었지만, 지난달 18.7%로 급격히 증가했다. 하반기 취업공채를 노리고 직장을 그만두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통계 흐름을 보면, 장기 백수 비중은 2월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다가 하반기 취업공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9~10월에 절정에 이르는 특징이 있다. 이 탓에 장기 백수 비중은 8월과 9월 더 올라가 외환위기 수준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 백수 비중이 늘어나는 원인에 대해 양질의 일자리가 적은 탓이라고 보고 있다. 원하는 직장을 찾지 못해 잠시 일할 곳을 찾다가 때가 되면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실업자가 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달 취업준비생은 2003년 이후 최대치인 72만8000명을 기록했다.
취업자 수는 7월까지 6개월 연속 30만명 이상 늘어나는 등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청년실업률이 상승하고 있고 자영업자도 12개월 연속 늘어나고 있다.

결국 '일자리의 질'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장기 실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일자리 질이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못해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라며 "고용시장 침체가 장기화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