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현장르포] 건물 곡면외장 책임지는 일진유니스코 당진공장 "곡면패널 0.1도도 오차없는 절단기술이 핵심"

DDP.서울시청 등 외벽시공 3D 커튼월 공법 전문업체.. 월 5000세트 조립 생산능력

[현장르포] 건물 곡면외장 책임지는 일진유니스코 당진공장 "곡면패널 0.1도도 오차없는 절단기술이 핵심"
한준호 일진유니스코 당진공장 생산팀장이 일진유니스코가 시공한 GT타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GT타워는 3차원(3D) 커튼월 공법으로 건물 외벽에 물결같은 곡선을 구현해 서울의 랜드마크중 하나로 꼽힌다.

【 당진(충남)=권승현 기자】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외벽을 구성하는 2만4000여개의 패널은 단 하나도 동일한 모양이 없다. DDP를 디자인한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모든 패널의 모양과 곡률을 각기 다르게 하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DDP의 외벽 시공은 국내 1위의 커튼월(Curtain Wall) 전문업체인 일진유니스코가 맡았다. 커튼월은 철근 콘크리트의 건물 뼈대를 유리나 알루미늄 등의 패널이 커튼처럼 외벽을 감싼 형태를 뜻한다.

지난 22일 방문한 충남 당진의 일진유니스코 공장은 야적장 외부까지 자재를 보관해야할 정도로 물량이 넘쳤다. 공장 관계자는 "직원들이 축구하는 운동장까지 자재를 보관할 정도로 주문량이 많다"고 전했다.

일진유니스코는 1975년 커튼월 공법을 최초로 국산화한 업체다. 지난 42년동안 커튼월 기술에 집중하면서 파격적인 곡면 형태의 외장을 구현하는 3차원(3D) 커튼월 기법까지 보유하고 있다. DDP를 비롯해 서울시청, 강남 GT타워 등이 대표적인 3D 커튼월 공법 건물이다.

3D 커튼월 공법은 100분의 1도의 미세한 각도로 패널을 자르는 절단기가 핵심 장비다. 한준호 생산팀장은 "단 0.1도만 어긋나도 패널 제품이 큰 차이가 난다"며 "절단 기술력이 부족하면 건물 외벽의 곡선이 매끄럽지 않고 어색하기 때문에 정교한 설계와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연면적 1만2662m²에 170명이 근무하는 당진공장은 도심의 랜드마크를 책임지는 업체치고는 소규모였다. 일진유니스코 관계자는 "한 달이면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규모의 건물도 지을 수 있다"며 "매월 250t의 자재를 가공하고 5000세트를 조립하는 생산능력을 갖췄다"고 자랑했다.

일진유니스코의 높은 생산력은 뛰어난 전문 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일진유니스코는 연구소를 설립해 커튼월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 팀장은 "어느 정도의 변형이 생기는 지는 경험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데 일진유니스코 엔지니어들은 이런 변수를 상수화시켜서 설계에 반영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교한 설계를 통해 생산한 패널은 시공 전 실험을 거쳐야 한다. 건설사와 협의해 실제 건설되는 방식으로 모형 건물을 만들고 커튼월을 시공하는 방식이다. 강남의 랜드마크중 하나인 GT타워도 이곳에서 정교한 실험을 거친 결과물이다. GT타워는 파도처럼 일렁이는 곡선 모양의 외벽으로 유명하다.
국내 최초로 빌딩의 전후좌우 모든 면이 각각 다른 경사각을 지녔는데 커튼월에 적용된 유리 종류가 2300여개에 달한다. 해외로도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베트남 호치민의 다이아몬드플라자, 캐나다 벤쿠버의 에릭슨타워, 인도 뭄바이의 루비타워 등이 일진유니스코를 거친 건물들이다.

ktop@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