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ERN가 '시장경제의 미래'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병태 KAIST 교수, 안현실 한국경제 논설위원, 이민화 KCERN 이사장, 이창곤 한겨레 경제사뢰연구원장, 성경륭 한림대 교수(왼쪽부터 순서대로)
경제학계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을 둘러싸고 격돌했다. '한국 경제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잘 못 짚은 이론'이라는 주장과 '한국 경제의 선순환을 이끌 시작점'이라는 주장이 충돌한 것이다.
창조경제연구회(KCERN)는 29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마루180에서 '시장경제의 미래'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선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은 허구'라고 주장하는 이병태 KAIST 교수와 참여정부에서 정책실장을 지낸 성경륭 한림대 교수가 발표자로 참여해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이병태 KAIST 교수는 양극화와 소비감소, 성장둔화 등 한국경제 문제점의 가장 큰 원인으로 '교육격차'를 꼽았다.
그는 "한국의 교육 수준은 연령이 높아 질 수록 낮아진다"면서 "과거 제조업 중심의 경제 구조에선 학력에 상관없이 비슷한 수준의 임금을 받았지만 경제구조가 서비스업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저학력 노동자들이 시장에서 배제됐다"고 설명했다.
산업의 발달로 인해 의사, 변호사 같은 고학력 노동자들은 생산성이 높은 노동시장에 적극 참여 할 수 있지만 저학력 노동자들은 식당, 청소 등 생산성이 낮은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밀려난다는 설명이다.
이어 "한국의 경제 구조는 북유럽 국가가 아닌 멕시코, 그리스 등과 유사해 북유럽식 경제 해법은 한국 실정에 맞지 않는다"면서 "금융, 통신, 의료, 에너지 등 산업 전반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은 '듣보잡 경제 이론'"이라면서 "생산성은 선진국에 미치지 못하는데 최저임금과 근로시간만 단축하고 있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특히 "한국의 아르바이트생중 빈곤층은 30.5%에 불과하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은 가난한 자영업자에게 돈을 빼앗아 부유한 아르바이트생에게 이전하는 것으로 근본적인 소득성장과 소비증진의 해법이 아니다"라며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비판했다.
이 교수는 "교육수준의 차이를 해결하는 경제 정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소득이라는 한가지 변수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성경륭 한림대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이 경제 선순환의 시작이라고 맞섰다.
성 교수는 한국경제의 미래 모델로 포용적 성장, 혁신적 성장, 지속가능한 성장 을 제시하면서 그 방법으로 △고용 확대 △소득분배 개선 △창의적 혁신 등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경제는 여전히 노동집약적 구조"라면서 "개별성장 모델의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포용적, 혁신적,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해 양극화를 완화하고 경제가 선순환 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 교수는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감소 정책을 포퓰리즘적 동기 중심으로 해석해선 안된다"면서 "소득주도 성장보다 더 좋은 정책이 있다면 제시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 분배를 시장에만 맡겨 두고 그안에서 기술 진보와 인적 자원 경쟁을 하게 되면 기업은 노동을 줄여 노동없는 성장을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노동없는 성장이 발생해 실업자가 증가하고 임금 수준이 낮아지면 아무리 좋은 제품도 구매자가 없다"면서 "소득주도 성장을 하면서 단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고용 감소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소득주도 성장을 옹호했다.
성 교수는 "정부가 기업과 더 많이 대화해야 한다"면서 "복지지원과 세금 감면 정책 등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발생 할 수 있는 단기적 실업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 진행된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이민화 KCERN 이사장은 "성장과 분배는 딜레마 관계"라면서 "가처분 소득의 불균형을 메운 것이 스웨덴과 네덜란드의 개혁이고 한국의 과제"라며 소득 불균형 해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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